황윤주기자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역대 최대폭의 유류세 인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2018년 유류세 인하 당시만큼의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엔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세가 겹쳐 소비자들의 체감 효과가 컸지만, 지금은 아람코의 석유판매 가격 인상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1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 GS칼텍스, ,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오는 12일 오전 0시부터 유류세 20% 인하분을 즉각 반영해 직영 주유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유류세 20%를 인하하면 휘발유 1ℓ당 164원이 내려간다. 인하된 세율을 적용하면 지난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 기준 1787.9원에서 1623.9원으로 9.1% 낮아진다. 단 유류세 인하는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7.8%)와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알뜰주유소(11.4%)에만 즉각 반영된다.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전 재고 물량 소진 후 반영될 예정이라 휘발유 가격 하락폭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즉 즉각적인 유류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은 전체 주유소의 19.2%에 불과한 셈이다.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정유사가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에 연동된다. 지난주 국제 휘발유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뒤 90달러 수준으로 내려왔으나 추가 하락은 미지수다. 국제 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올해 국제유가는 꾸준히 상승해 10월25일(두바이유·WTI) 배럴당 84.3달러로 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주춤하고 있지만 추가 하락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인 아람코가 아시아에 판매하는 12월 원유 가격을 지난달보다 1.40달러(배럴당) 인상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의 원유 수입 1위 국가다. 가격 인상폭이 시장 예상치보다 커 국제유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유류세를 인하했던 2018년 11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73.38달러(1일)를 기록한 뒤 줄곧 하락해 12월 26일 49.52달러로 저점을 찍었다.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가 맞물리며 유류세 인하 시행 후 11일 만에 유류세 인하율(15%)만큼 휘발유 가격이 떨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8년 유류세 인하 시기와 국제유가 상황이 달라, 구조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유류세가 인하되면 적어도 휘발유 가격이 횡보하거나 하락하기에 소비자가 가장 큰 이익"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