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도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 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해 웹툰 작업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정치인 발언 논란으로 멀쩡한 작품이 오해를 받네요."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소위 '오피스 누나' 발언으로 해당 웹툰의 선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웹툰을 자주보는 네티즌들이 작품 보호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작품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오후 이 후보는 경기도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 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전시실을 둘러보다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작품 액자를 보고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 후보 발언에 웹툰 제작업체 관계자는 "성인물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야당은 이 후보의 도덕성과 성인지감수성에 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기대가 없기 때문에 따로 논평할 가치가 없다"며 "이 후보가 대선 주자로서 실언이나 아니면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선정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 표지 /사진=네이버 시리즈
이와 관련해 현재 '오피스 누나' 네이버 웹툰 페이지 댓글란은 이 후보 지지자들과 반대 측이 논쟁을 벌이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일부는 "도지사가 인정하는 화끈한 제목", "이재명 후보 때문에 보기 시작했다 이 후보에게 감사해라", "와우 이게 그 유명한 이재명의 최애 웹툰인가요" 등 내용의 댓글을 올려 이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또 다른 웹툰 팬들은 이 후보 발언으로 인해 해당 웹툰이 불건전하다는 오해를 받는 상황이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정말 좋은 작품인데 괜히 정치인 때문에 평가절하될까 걱정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정치판에 엮인다는 게 너무 싫다. 정치 얘기는 정치 기사 쪽에서 하라고 왜 다 여기 와서 그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웹툰 갤러리는 최근 '웹툰 갤러리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정치권에 의해 '오피스 누나 이야기' 작품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가 작가가 본인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한 자전적 이야기이며, 네이버 시리즈에서 판권을 구입해 소설 및 웹툰, 오디오 드라마까지 제작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작품은 단순히 성숙한 어른의 연애 이야기이며, 작가가 연애하며 치유 받은 감정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며 "정치권에서 단순히 작품의 제목을 가지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폄훼하는 발언을 하여 작가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웹툰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또는 단체의 권익을 보호하고, 한국 웹툰이 가진 문화적 가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건설적이고 확고한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