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비건족에 ‘콕’…특화존 마련·제품군 확대

가치소비 트렌드 따른 투자
2025년 세계 시장 규모 42조 전망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대형마트들이 ‘비건(채식주의)’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직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친환경, 건강,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비건 특화존과 제품을 대폭 확대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화존 꾸리고, 품목 늘리고 = 29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현재 비건 상품을 모아 진열해 판매하는 ‘비건존’을 운영하는 점포는 52곳이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비건 상품은 지난해 10종에서 올해 20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판매한 상품 10종의 매출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전국 주요 점포에서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의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상품 판매를 시작했고, 베이커리 몽블랑제에서는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채식 맞춤형 식빵인 순식물성 식빵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냉동식품 매장 내 ‘비건 특화존’을 70곳에서 운영 중이다. 비건 상품은 냉동식품류 24종과 스낵류 6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품목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체브랜드(PB) 비건 상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순식물성 원료로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해 만든 ‘해빗 건강한 마요’는 유통업계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이 제품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80% 늘었다. 후속 제품으로 ‘요리하다 청양간장마요’를 선보인 롯데마트는 12월 ‘해빗 순 왕교자’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채식주의존’에서 100% 식물성 원재료만 활용한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고 있다. 운영 점포 수는 지난해 28곳에서 올해 33개점으로 확대됐다. 취급품목은 대체육, 너겟, 만두, 볶음밥 등 총 15종이다.

◆가치소비 트렌드, 미래 먹거리 투자 = 국내 비건시장은 아직 초입 단계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15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2008년보다 10배 늘었지만 전체 인구 중 약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상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발표한 식생활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27.4%가 간헐적 채식, 9.0%가 지속적인 채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비건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 상품에 대한 투자다. 당장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향후 시장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브다코스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은 2020년 28조원에서 2025년 42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비건 상품 판매가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가치소비에 맞는 다양한 식물성 대체 상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소비자경제부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