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취준생 고민 상담? …취업 준비는 해봤나' 뿔난 취준생

신간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이벤트
공기업 취준생 대상 고민 상담 추진
"무슨 전문성 있나" 취준생 반발

신간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홍보하는 방송인 김제동 / 사진=유튜브 채널 '김제동입니다'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방송인 김제동을 멘토로 내세워 공기업 취업준비생(취준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온라인 상담 프로그램이 큰 반발에 직면했다. 취준생들은 공기업 취업 준비나 관련 직무 경험도 없는 김제동이 상담 자격이 있느냐며 지적하고 나섰다.

16일 네이버 카페 '공준모(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따르면, 출판사 '문학동네'는 지난 10일 이 카페에 글을 올려 '김제동의 랜선 고민상담소' 진행 계획을 밝혔다.

랜선 고민상담소는 문학동네의 신간인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기념하는 이벤트다. 이 책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김제동이 줌(zoom) 화상 강의를 통해 취준생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상담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지글을 본 취준생들은 "김제동이 무슨 자격으로 취업 상담을 합니까"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공기업에 취업 준비를 한 경험도 없고, 별다른 관련 직무 경험도 없는 사람이 취준생에게 조언을 건넬 만한 '전문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제동의 랜선 고민상담소' 포스터 / 사진=문학동네

한 취준생은 "가뜩이나 취업도 안 되는 세상인데, 어쭙잖게 입바른 소리로 위로를 하는 걸 고민 상담이라고 하려거든 차라리 안 하는게 낫다"라며 "(김제동이) 공기업 취업을 준비해 본 사람도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취준생은 "취업 프로세스를 알기나 하나, 취준생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기는 하는가"라며 "전혀 경험도 없으신 분에게 상담받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라고 질타했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카페 측은 공지글을 올려 "(신간 서적) 광고가 아니라 복합적인 이유로 진행하는 행사"라며 "김제동 씨를 지지하는 회원, 반대하는 회원 모두 존중한다. 한쪽 이념에 기울지 않은 중립적 커뮤니티로, (고민 상담은) 1회로 끝이고 2회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김제동은 지난 2016년 한 토크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청년 취업난에 대해 "취직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라"며 일갈해 취준생들의 공감을 샀다. / 사진=JTBC 방송 캡처

김제동은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진행을 맡으며 청년층의 인기를 끈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한 토크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제발 젊은 친구들한테 왜 취직 안 하냐고 묻지 마세요. 재깍재깍 스무살이 넘으면 취직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어 놓든가"라고 일갈해 취준생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지방자치단체 강연, 행사 등에 참석하면서 회당 1500만원 안팎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액 강연'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일부 누리꾼들은 "깨어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위선이었나", "이게 선택적 분노가 아니면 뭔가"라며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김제동은 지난 3월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펴내며 외부 활동을 재개했다. 이 책은 김제동이 7인의 전문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도시설계, 양자물리학, 기본소득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논하는 교양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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