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니 찝찝한데, 안 갈순 없고'…코로나 재확산에 여름휴가도 고민

두 번째 코로나19 여름…휴가 고민하는 사람들
학부모들 "원격수업에 방학까지…어쩔 수 없이 가야"
SNS 티 안내는 '몰래휴가족'에 '홈캉스족'까지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걱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고…."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회사원 전희수(37·가명)씨는 요즘 여름휴가 계획을 짜느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애초 부산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으나 최근 확진자가 늘면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휴가를 가지 않는 방법도 생각해봤지만 방학 내내 집에만 있을 아이들이 눈에 선했다. 결국 전씨는 사람이 몰리는 곳을 피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체지를 물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로 맞는 여름휴가에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선택지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감염이 우려되지만 여름 방학 내내 자녀를 데리고 집에만 있는 것도 마음이 편친 않다. 학부모 김유선(35·가명)씨는 "원격수업에다가 여름방학까지 겹쳐 근 한 달을 집에 있어야 하는데 휴가까지 미루는 건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최대한 인파가 없는 곳으로 휴가를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을 비롯해 수도권과 근거리인 강원, 충북, 충남 등의 키즈펜션 대부분은 이달 초부터 평일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다음 달까지 만실인 곳도 많다. 키즈룸이 따로 마련된 리조트나 호텔도 진작 예약이 마감됐다.

주변 눈치가 보이는 탓에 휴가를 가면서도 주변에 이를 알리지 않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사진을 올리지 않는 ‘몰래 휴가족’도 많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상대적으로 덜한 비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원 신종현(32·가명)씨는 "사람이 북적이는 관광지를 피해 한적한 시골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면서 "평소엔 SNS에 일상 사진을 많이 올렸지만 이번 휴가는 여자친구와 조용히 다녀올 계획"이라고 했다.

반대로 ‘집콕 휴가’나 ‘홈캉스’를 계획 중인 이들도 다수다. 이를 겨냥한 유통업계 등의 마케팅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휴가를 늦추는 이들도 적지 않다. 롯데멤버스가 이달 12, 13일 이틀간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63%)은 아직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휴가계획을 취소할 예정이거나 취소했다는 응답은 11.8%, 휴가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거나 이미 변경했다는 응답은 9.8%였다. 응답자 가운데 15.4%는 ‘계획대로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답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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