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쿠바 반정부시위, 외세 배후조종에 의한 것”… 미국 우회적 겨냥

중미 공산국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11일(현지시간)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쿠바 곳곳에서는 이날 코로나19 상황 악화 속에 식량·전력난도 심화하자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 정부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북한이 쿠바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두고 외부세력이 배후에서 조종한 것이라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북한은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쿠바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는 사회주의와 혁명을 말살하려는 외부세력의 배후조종과 끈질긴 반쿠바 봉쇄 책동의 산물”이라며 “이번 시위를 기화로 쿠바의 사회주의 제도를 전복하려는 외부세력의 내정간섭 시도를 규탄·배격한다”고 밝혔다.

이어 “쿠바가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물리치고 조성된 현 난국을 성과적으로 극복하며 정치적 안정을 굳건히 고수하리라고 확신한다”며 “사회주의 전취물을 끝까지 수호하기 위한 쿠바 정부와 인민의 모든 노력과 조치들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쿠바에서는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식량과 의약품 부족과 전력난에 지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쿠바 정부는 당초 소셜미디어와 미국의 경제 제재, 선동으로 인해 시위가 벌어졌다고 말했지만, 지난 14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정부에도 시위 발생의 책임이 일부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쿠바와의 우의를 강조해 온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쿠바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외부세력이 있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이 같은 북한의 성명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쿠바 시위자들을 지지한다며 성명을 내놓은지 약 사흘 만에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쿠바의 권위주의 정권에 따른 수십 년 압제와 경제적 고통, 그리고 팬데믹의 비극적 장악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싶어 하는 그들의 분명한 메시지를 지지한다”며 반정부 시위에 힘을 실었다. 이어 백악관은 15일 인도주의적 형태로 쿠바 국민들을 도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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