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세계 1위 게임업체인 중국의 텐센트가 국내 와이제이엠게임즈의 자회사 액션스퀘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 텐센트는 액션스퀘어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전략적 파트너로 함께 사업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액션스퀘어가 4분기에 출시 예정인 신작 콘솔 PC플랫폼 슈팅 게임 '앤빌(ANVIL)'의 중국 시장 판권을 갖고, 배급을 맡을 예정이다.
15일 투자은행(IB) 및 게임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가 액션스퀘어에 자금을 투입해 액션스퀘어의 개발 자회사 액션스퀘어데브(액션스퀘어가 100% 투자한 종속기업)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자금 규모는 2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판권을 확보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돼 액션스퀘어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 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다. 앞서 시장에는 텐센트 이외에 중국의 UCC 플랫폼 업체 빌리빌리도 액션스퀘어의 신작 판권 확보에 관심을 두고 지분투자 등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와이제이엠게임즈 관계자는 "빌리빌리와 관련된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텐센트와의 지분투자에 대해서는 "자금 투자 유치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와이제이엠게임즈는 2019년 11월 액션스퀘어에 125억원을 투자하며 경영권 인수를 완료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를 넘어 글로벌 1위 게임업체로 국내 게임사 투자를 활발히 추진중이다. 넷마블·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의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넥슨,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을 중국 현지에 배급하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썸에이지의 자회사 로얄크로우, '열혈강호M' 제작사 액트파이브에 지분투자를 단행해 양사의 1대주주로 등극하며 이들의 신작을 품에 안았다. 텐센트의 국내 게임산업 투자 확대는 신규 게임 지식재산권(IP)과 개발 인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 지배력을 견고하게 다지기 위한 것이다.
액션스퀘어로서도 텐센트와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는 것이 이득이다. 텐센트를 등에 업으면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시장인 중국에 쉽게 진출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액션스퀘어는 앤빌 출시를 계기로 사업 확대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액션스퀘어는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스 '킹덤' IP를 활용한 PC·모바일 멀티플랫폼 액션 게임 '프로젝트 킹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국블레이드'의 대만, 홍콩, 마카오, 동남아시아 출시를 비롯해 연내 북미, 유럽 출시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블레이드' IP를 활용한 신작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확대 속에서 텐센트와 손을 잡으면 다양한 전략적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앤빌의 중국 판권은 물론 액션스퀘어의 후속작 '프로젝트 킹덤'까지 아우르는 장기적 계약을 고려 중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액션스퀘어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 전 세계에 PC, 콘솔, 클라우드 등의 플랫폼으로 앤빌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장성도 이미 확인됐다. 스팀 플레이 테스트에서 중국 60%, 미국 18% 등 해외 이용자 비율이 90%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액션스퀘어는 콘솔 퍼블리셔인 SKT와 MS 외에도 PC를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퍼블리셔들과 판권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소 10여곳 이상으로 파악된다.
중국 시장의 판권은 텐센트, 미국 시장의 판권은 A사와 협의중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 관계자는 "다수 해외기업과 신작 게임 퍼블리싱을 위해 협의 중에 있지만 초기 단계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텐센트와 액션스퀘어가 손을 잡으면 '제2의 배그(배틀그라운드)'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공동 개발해 내놓은 게임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