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기자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국들이 ‘희토류’ 공급망도 살피기로 하면서 전세계가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으로, 미국과의 경쟁이 격화할수록 언제든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호주·캐나다 희토류 생산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는 등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고 독일은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제품에 들어 있는 희토류의 재사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장은 선진국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를 포함한 희토류와 의약품, 고용량 배터리 등 4개 품목의 공급망을 100일 동안 우선 점검하는 ‘미국의 공급망’ 행정명령 발표한 이후 중국이 생산량을 줄였다"며 "환경점검 차원이라곤 했지만 미국 입장에선 희토류의 탈중국 필요성을 실감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희토류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세계 1위다. 전체 희토류 매장량(11946만t)의 36.8%를 갖고 있고, 전세계 생산량의 57.1%를 점유하고 있다. 가공량의 95%는 중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토류가 군사 장비를 비롯해 반도체는 물론 전기차와 컴퓨터, 휴대전화, 엑스레이 등의 제조에 쓰이는 핵심 전략 물자라는 점에서 탈중국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최근 국방부를 통해 호주 희토류 생산기업인 리나스에 304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대체로 마련에 나선 상태다. 또 캘리포니아에 있는 희토류 광산 마운틴 패스 가공시설도 재가동할 계획이다. 이 실장은 "우리나라도 희토류 광산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개발이 덜 된 제3국의 광산 개발에 나서거나 미국이 개발하는 각종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공급을 중국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영국도 태평양에서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영국 사업 본부 자회사인 ‘영국 해저 자원’이 진행 중인 심해 희토류 채굴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희토류 재활용에, 일본은 국내 제련공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박경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희소금속산업실장은 "일본은 2010년 중국의 희토류 공급 중단사태를 경험한 이후 공급처 확대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60% 수준으로 줄인데 이어 희토류 재활용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공급 다변화와 함께 직수입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보다 매장량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희토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통계엔 잡히진 않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3년 북한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희토류 매장량은 4800만t이다. 다만 희토류를 포함한 희토류를 포함한 다양한 광물자원의 남북 교류사업을 하려면 UN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한다. 또 개성공단처럼 정치적 상황에 따라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이 실장은 "북한 희토류에 대한 매장량과 정확한 경제성 평가를 통해 장기적으로 북한의 희토류 활용을 검토해볼 순 있지만 당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 정치적 사안에 따라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커 예측 가능성,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