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빚투' 경고…금리상승기 맞춤상품 부활하나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50.3%로 '절반'
그동안 소외됐던 금리상승기 맞춤 대출상품들
금리상승 분위기에 다시 주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국은행에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도 금리상승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금리상승기 맞춤 대출상품들이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은행의 원리금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상품은 변동금리 적용시 최저 2.51%, 최고 4.01%의 금리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 금리 기준으로 9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 위해 대출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고 2억원을 대출할 경우 월평균 상환액은 188만~191만원 수준이다. 반면 같은 조건으로 고정금리 방식을 적용할 경우 4대은행의 금리는 최저 2.74%, 최고 4.44%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월평균 상환액은 192만~194만원 수준이다.

단순 비교하면 변동금리를 이용하는게 월평균 상환액이 더 적게 나오지만 문제는 지금이 금리상승기에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1.71%에서 이달 26일 기준 2.0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은 0.98%에서 1.12%로, 국고채 5년물은 1.34%에서 1.53%로 상승했다.

금리상승기 변동금리 대출상품 이용 차주 부담 ↑

월평균 상환액은 전월 취급 평균금리가 대출기간 동안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조건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계속 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차주는 금리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한 대출자는 현재 전체 대출자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50.3%로 집계됐다. 전체 대출자의 절반 이상이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 증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당국은 다양한 금리상승기 맞춤 대출상품 출시 유도를 위해 2019년 3월에 출시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던 금리상승리스크 경감형 주담대의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살피는 중이다. 당시 금융당국의 제안에 따라 15개 은행에서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금리상승폭을 일정수준(연간 1%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주담대와 원금 상환액을 줄여서라도 월상환액을 고정하는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를 내놨지만 상품출시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된 탓에 인기가 없었다.

굳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대출을 이용해 금리상승 리스크 헷지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금리상한형 주담대 잔액은 총 6건, 4억6600만원에 그치는 등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상승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어 금융당국이 금리상승기에 대비하는 다양한 대출상품 출시를 유도할 경우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맞춤형 상품들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차주들이 원하는 경우 금리상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상한형 대출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출상품 출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미국 금리 상승세가 국내 금리와 동조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를 대비해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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