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쌍둥이 둘만 하는 배구…모친 김경희가 코칭도' 피해자 학부모 폭로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경기 전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전날(13일) 여자 프로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26·흥국생명)자매의 학교폭력(학폭) 관련 추가 폭로가 나온데에 이어 이번에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부모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서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년이 된 일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안 될 것 같았다"라며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이재영·다영 자매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라고 소개했다.

A씨는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 학부모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후에 알게 됐다"라며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부모로서 전혀 몰랐다"라고 말했다.

A씨가 언급한 '칼로 인한 큰일'은 앞서 지난 10일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사실을 최초로 폭로한 피해자가 주장한 사건으로 추정된다. 당시 피해자는 "쌍둥이 자매는 본인들 마음에 안들면 부모님을 '니네 XX,XX'라 칭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이들이 함께 숙소를 쓰는 피해자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 이를 거부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A씨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의 마음도 지옥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며 "10년이 지나 이 일이 드러나면서 아이들이 다시 괴로워하고 있다"고 했다.

쌍둥이 자매 학폭 피해 학부모가 올린 사진.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또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와 관련된 일화도 털어놨다. 이재영·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는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으로, 고교 시절 동년배 중 랭킹 1위 세터로 통하는 등 배구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다.

A씨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라며 "외부 관계자, 타 학부모님 관람석 쪽을 지난날 때 우연치 않게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이재영·이다영의 어머니 김경희씨가 자기 딸에게 하는 전화 소리를 들었다"며 "정확하게는 '언니한테 공 올려라, 어떻게 해라'라며 코치하는 소리"였다고 폭로했다.

끝으로 A씨는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는 지금 방관자 아니냐.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며 "두 사람은 피해자들에게 진실된 사과를 할 마음도 없어 보이니 그에 걸맞은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재영·다영의 학폭 논란은 지난 10일 처음 불거진 이후 연일 추가 의혹이 터져나오며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 이재영, 이다영 선수에게 학창시절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동창생이 올린 게시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지난 10일 자신을 쌍둥이 자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한 최초 폭로자 B씨는 쌍둥이 자매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자신을 포함해 최소 4명이라며 21가지의 피해 사실을 열거했다.

내용 중에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뭔가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스케치북에 피해자 욕과 가족 욕을 적어 당당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학부모가 간식 사준다고 하셨는데 (가해자가) 귓속말로 조용히 '처먹지 마라. 먹으면 X진다'고 했다" 등의 구체적이고도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쌍둥이 자매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확산되자 쌍둥이 자매는 재빠르게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13일에는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는 등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중학교 시절 이재영·다영 자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C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 둘을 만나게 됐는데 그때부터 저의 불행이 시작인 걸 알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제일 기본인 빨래,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 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둘은 잘못을 했을 때 부모님께 말을 해 결국엔 단체로 혼나는 날도 잦았다. 결국에 저는 더 이상 이곳에서 같이 생활을 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도망갔다. 저는 단지 배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운동시간을 빼앗기면서 누군가의 옆자리를 서포트하려고 배구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C씨는 두 자매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이 '두 사람의 심신이 안정된 후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면서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 받았던 상처 하나도 안 없어진다"고 했다.

OK금융그룹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학교 폭력에 연루됐다. 팬 여러분을 실망하게 해 죄송하다"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쌍둥이 자매의 사과 이후에도 추가 폭로와 증언들이 이어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이들이 출연했던 방송과 광고는 삭제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13일에는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28), 심경섭(30)까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한국프로배구는 패닉에 빠진 상태다.

OK금융그룹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피해를 주장한 누리꾼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송명근은 결국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로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공개사과했다. 또 자숙하는 의미로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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