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는 없다'‥SK이노 美 배터리 투자 '풀충전'

美 제2배터리 공장에 1조1000억원 투자 집행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미국 조지아주 제2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약 1조1000억원을 투자 집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SK이노베이션이 북미 사업에 공격적인 배터리 투자를 재개하면서 국내 협력사에도 수주 가뭄 속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 내년 발행 예정 그린본드에 보증

◇SK 미국 배터리 공장에 1조1000억 투자 집행 결정=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내년 1월 발행 예정인 1조928억원 규모의 그린본드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그린본드란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SKBA는 이번에 투입 결정한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비에 사용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9.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1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올해 초 2공장 추가 건설을 결정했다. 2공장은 11.7GWh 규모로 올해 7월 착공했으며, 2023년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제2공장 건설비는 총 15억달러로 절반 가량인 9000억 규모 투자가 앞서 올 4월 이사회를 통해 결정됐고, 이번 이사회를 통해 나머지 투자 집행이 확정됐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배터리 1·2공장에 대해 투자가 결정된 금액은 현재까지 총 3조원 규모다. 장기적으로 총 50억달러(약 6조원)가지 투입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작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북미 사업 확장에 그치지 않고 미국 사회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한다"며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일자리 6000여개를 만들 최대 50억 달러 프로젝트"라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제1· 2공장 건설이 모두 완료되는 2023년이면 미국에서 21.5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며 글로벌 생산 규모는 80.5GWh로 늘어난다. 제1·2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2023년부터 미국 내 자동차 회사들에 안정적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반을 확보,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수주잔고는 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연간 생산능력은 2023년에는 85GWh, 2025년에는 10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건설 완료땐 美 21.5GWh로 생산능력 늘어나엔캠 에코프로비엠 등 협력사도 美현지화 나서 공동성장 발판 마련

◇협력사 낙수효과 기대감‥'코로나 가뭄에 단비'=SK이노베이션이 2023년부터 미국 내 연간 21.5GWh 규모 설비를 가동하게 되면 전기차 약 4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가 생산된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도 발빠르게 현지화에 나서며 공동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전해액 업체 엔캠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생산능력 2만t 규모 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 공장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해액은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4대 소재로, SK이노베이션 공장 완공과 맞물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11월 미국 조지아주에 에코프로비엠 아메리카 법인을 설립해 현지화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의 양극재 핵심 거래처다. 공장내 온도 조절 및 환기 시설(HVAC) 제조 및 공급업체 동원테크도 최근 조지아주 홀 카운티에 70만 달러를 투자해 고급 HVAC 덕트 제조 시설 및 판매소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동원테크 역시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 건설과 관련한 주요 공급업체 중 하나다. 배터리 장비 업체인 톱텍 역시 SKBA에 장비를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여기서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며 "특히 미국, 중국, 유럽으로 확대 중인 배터리, 소재사업에 국내 중소 협력사들이 함께 하고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공격적이지만 신중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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