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곤기자
김영은인턴기자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행복은 워라밸에 있더라고요.", "돈보다는 제 삶이 먼저인 것 같아요."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요시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와 알바몬에 따르면 구직자 5명 중 2명이 직장관에 변화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39.1%가 '코로나19 이후 직장에 대한 기존의 신념, 가치관이 달라졌다'라고 답했다.
반면 '별 변화나 영향이 없었다'는 응답은 34.8%로 이보다 낮았으며, 26.1%는 '기존의 직장관이 더 확고해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496명 중 69.2%가 '코로나 이후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나의 건강, 워라밸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답했다. 반면 '워라밸보다는 금전적인 보상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는 응답은 30.8%의 응답을 얻는 데 그쳤다.
비슷하게 이후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워라밸이 꼽혔다.
응답자의 26%가 '워라밸: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는가'를 꼽았고 이후로는 '경제적 보상: 충분한 금전적 보상, 만족할만한 연봉이 주어지는가(22.2%)'가 차지했다. 또 '안정성: 꾸준히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가(13.3%)', '일의 성취감: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8.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급여는 낮아도 워라밸이 지켜지는 회사 vs 워라밸은 하나도 없지만 급여를 많이 주는 회사 둘 중 어떤 것을 따지냐"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고, 댓글로는 '무조건 워라밸 최고',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워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워라밸이 너무 안 지켜지는 회사라 퇴사 고민 중입니다' 등 워라밸을 중요시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직장인 김 모 씨(50)는 "업무 특성상 근무 시간이 불규칙적인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 일을 하게 된 지가 꽤 오래되었어도 매일 바뀌는 생활패턴에 적응하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며 "다시 일을 구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는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퇴근 후에도 저를 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직장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 모 씨(25)는 "요즘 들어 갑자기 야근과 주말 근무가 늘어났는데 쉬는 날이 보장되지 않으니까 하루하루가 정말 고단하다"며 "급여도 나쁘지 않고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도 너무 좋지만, 이런 식으로 워라밸이 무너지면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 된다.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삶다운 삶을 살아가면서 일하는 것을 추구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12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의 '인사관리 정책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요구사항과는 다르게 워라밸에 변화를 꾀하는 기업은 적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309개의 국내 기업은 코로나 시대 이후 '재택, 원격근무 확대(37.7%/복수응답)'를 인사관리 정책의 1순위로 삼았다. 이어 '공개채용 축소와 수시채용 확대(33.5%)', '채용 등 HR 전반에 비대면 도입(25.7%)' 등이 뒤를 이었고 '상시적인 인력 재배치 실시(25.1%)', '자율 복장, 연차 등 리프레시 장려(16.8%)', '파격적인 평가보상 체계 운영(12%)'과 같은 항목 이후 '워라밸 준수 철저(11.5%)'가 8위를 기록했다.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부터 일 문화에 관한 혁신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과 워라밸 근로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