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아인턴기자
인도 델리 주총리 아르빈드 케지리왈(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뉴델리 시내에서 열린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집단 성폭행 사건' 항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최하층 달리트 소속 19세 소녀가 상층 카스트 남성 4명에게 집단 강간·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다가 숨지면서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델리 주총리는 이날 직접 시위에 참여해 관련 범인들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한아 기자] 인도에서 최근 최하층민(달라트) 여성이 집단 강간과 폭행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인도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25세 여성이 조카 일행의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다 죽을 뻔한 사건이 일어났다.
10일 인도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피해 여성이 조카 일행과 함께 차를 타고 여행하다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운나오 지구 아그라-러크나우 고속도로에서 조카 일행은 그녀를 성폭행하려고 시도했다.
당시 여성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다가 조카 일행이 그녀를 폭행했으며 그중 한 명은 벨트를 이용해 그녀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시도했다. 그 후 여성은 의식을 잃었고, 조카 일행은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해 그녀를 차 밖으로 내던졌다. 여성은 이 과정에서 크게 다쳐 죽을 뻔했다고 전해졌다.
그녀는 우타르프라데시 고속도로산업개발 공단(UPEIDA) 직원들에 의해 블리 케라라는 이름의 마을 근처 도로에서 우연히 발견돼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아난드 쿨카르니 운나오경찰 총경(SP)은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피고인들은 체포됐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같은 주 필리비트 지구에 있는 한 마을에서 5세 여자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이가 심심해서 잠시 밖에 나갔을 때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나브사리 지역에서는 12세 소녀가 5개월 동안 미성년자인 사촌 오빠 3명에게 지속해서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한 사건도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또 나브사리 지역에서는 지난 3일 13세 소녀가 사촌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사촌 친구는 소녀를 오토바이에 태워 외딴곳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지난달 14일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하트라스 지구에서는 19세 최하층민(달라트) 소녀가 상층 카스트 남성 4명에게 집단 강간·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29일 숨지고, 그달 29일에도 또 다른 달리트 여성이 남성 2명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한 끝에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인도 전역에서 성폭행 근절과 범인 엄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관련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유죄판결 비율이 낮은 것이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2018년과 2019년은 강간 사건 관련 유죄판결 비율은 각각 27.2%와 27.8%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하루 88건꼴로 성폭행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인도의 보수적인 문화를 고려하면 실제로 신고되지 않은 범죄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