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 2년 후 해약 '48%'…보험계약 관리 구멍 '숭숭'(종합)

생보사 2년이상 유지율 3.7%P↓
코로나 확산 생활고에 중도 해지 상승
설계사 대면 영업 자제"에 관리 부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보험 계약 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보험을 유지하기 보단 중도 해지를 택하는 가입자들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객 관리를 하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계약 유지율이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며 계약 건전성이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 가입 이후 2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25회차 유지율이 생명보험은 평균 62.2%로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상반기 69.8%를 기록한 이후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가장 낮은 곳은 처브라이프생명으로 43.3%다. 푸본현대생명도 49.5%를 기록했다. 이들 보험사의 고객 가운데 절반은 가입 후 2년 만에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KB생명(55.2%), 오렌지라이프(56.9%), DB생명(57.6%), DGB생명(58.1%) 등은 25회차 유지율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5회차 유지율이 79.6%로 가장 높았다.

'빅3'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각각 59.0%, 59.3%, 61.2%로 평균 보다 낮았다.

손해보험도 평균 25회차 유지율이 65.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3%포인트 낮아졌다. 보험사별로는 AIG손보(56.6%), 삼성화재(58.2%), 흥국화재(56.9%) 등이 저조한 반면 더케이손보는 81.9%에 달했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가입자의 경제사정 등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하락한다. 하지만 올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은 최근 경기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생명보험을 중도 해지하고 받아간 해약환급금은 14조1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1980억원 보다 7.4% 증가했다. 생활고로 인해 보험료 납입 부담 등으로 보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집수수료 경쟁에 갈아타기 성행

과도한 모집수수료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여전하다. 생ㆍ손보 가입 후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13회차 유지율)은 각각 82.5%, 83.8%로 전년 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3회차가 지난 계약은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수수료를 토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보험 유지에 소홀하게 된다.

또 기존에 오래된 보험을 해지하고 수수료가 높은 신상품을 가입시키는 '갈아타기 영업'이 이뤄진 것을 의미한다. 6월말 기준 생보사 초회보험료는 3조4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79억원 보다 4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상반기 신계약률도 지난해 6.35%에서 6.55%로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 보장 분석 서비스를 통해서 보험을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많아 갈아타기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 "설계사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 자제 조치까지 시행돼 고객을 만나지 못해 계약 관리는 더 소홀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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