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윤석헌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 송구…무거운 책임감'

"빠른 성장 속 누적 문제 일시에 불거져"
디지털 혁신 관련해선 '혁신+보안' 균형 강조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처리 당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ㆍ감독 당국의 두 수장이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사모펀드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빠르게 성장했으나 그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점들이 최근 일시에 불거지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책임자로서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는 일부 사모운용사의 불법행위, 자율적 시장감시 기능의 미작동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생각되나 관련 감독ㆍ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금감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그러면서 ▲고위험 금융상품의 판매 및 운용단계에 대한 규율 강화 ▲감독ㆍ검사 강화 및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까지의 일정으로 판매사ㆍ운용사ㆍ수탁회사ㆍ사무관리회사 등을 통한 1만304개(지난 5월 기준) 사모펀드 전수점검에 나섰다.

아울러 금감원을 중심으로 유관기관이 두루 참여하는 전담 검사조직을 만들어 2023년까지 3년 동안 모든 사모운용사(지난 5월 기준 233개)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다.

한편 은 위원장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 금융데이터 거래의 활성화 등으로 가속화하는 '디지털 금융혁신'과 관련해 "(시행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와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혁신과 보안의 균형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선불충전금의 외부 기관 예치ㆍ신탁 의무화, 이용자가 지시하지 않은 거래(무권한 거래)에 대한 금융회사의 책임 강화 ▲빅테크의 지급거래 외부청산 의무화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감독근거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 이런 내용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은 위원장은 또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의 처리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삼성ㆍ현대차ㆍ한화ㆍ미래에셋ㆍ교보ㆍDB 등 6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금융당국 감독을 법제화하는 것으로, 금융그룹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표회사를 중심으로 그룹 위험관리정책을 만들고 위험관리기구를 설치ㆍ운영토록 한다.

제정안은 금융그룹의 내부거래ㆍ위험집중이 금융그룹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계열사로부터의 위험전이 가능성 등 그룹 차원의 위험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추가적으로 자본을 적립하게 하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대출만기 추가 연장, 경제상황 등 종합 고려해 결정"앞서 대정부질문서는 "연장 쪽으로 의견 모아" 언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가 큰 소상공인ㆍ중소기업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오는 9월30일까지인 대출 만기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과 함께 실물경제 상황, 기업자금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장 여부와 범위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를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유연하게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4.6%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6년 말 11.6%, 2017년 말 8.1%, 2018년 말 5.9%, 지난해 말 4.1%로 꾸준히 감소했으나 지난 달 들어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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