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희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때아닌 '빨간약 ' 트윗을 주고받아 인터넷이 뜨겁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빨간약을 먹어라"는 문구를 남겼다. 이 트윗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먹겠다(Taken)"고 답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머스크 CEO가 언급한 '빨간약'은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한 유명한 대사 가운데 일부다. 파란약을 먹으면 더없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만, 빨간약을 복용하면 불편한 진실을 맞닿뜨리게 된다는 뜻으로 쓰였다.
하지만 미국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의 트윗에 등장한 빨간약에 대해 "정치적으로 우파를 깨우기 위한 의미로 인터넷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같은 주제들을 나타내는데 종종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의 트윗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갈아탄 것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최근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공장 재가동을 놓고 민주당 색채가 강한 주정부와 갈등을 벌인 만큼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는 지난해 민주당 대권후보였던 앤드류양을 지지하는 트윗을 날렸다"면서 "이번 트윗은 보수진영 합류의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의 답변 역시 이런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다만 인터넷에서는 남성권리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빨간약'은 남성인권운동을 긍정적으로 소개하는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으로, 남성권리를 옹호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앞서 이방카 트럼프는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차별적인 전력으로 인해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도 여러 차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릴리 워쇼스키 매트릭스 감독도 논란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머스크와 이방카를 겨냥해 "둘다 꺼져라"는 트윗을 날리며 매트릭스 대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데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