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비상시 가장 신뢰할 지급수단은 현금…디지털화폐 논의는 지속'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은 비상시 현금은 가장 신뢰할 만한 지급수단이며 비상사태에 대비해 현금을 계속 유통해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2019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현금 없는 사회'가 조만간 도래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일정 수준의 현금이 지속해서 유통돼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와 같은 지불 수단은 자연재해, 대규모 정전ㆍ화재, 전산시스템 장애 등 비상시 이용이 불가능해지거나 지연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강원ㆍ영동지역 산불로 기지국과 인터넷 회선이 타버려 일부 지역에서는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한은은 "현금은 비상시 가장 신뢰할 만한 지급수단"이라며 "신용카드 이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해 일정한 수준의 현금을 지속해서 유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한은은 현금 등 지급수단 이용 시 소비자의 불편이 초래되지 않으며, 지급수단 혁신으로 인한 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전 세계 주요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ㆍ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디지털화폐 전담조직을 신설했는데, 이 조직을 중심으로 정책과제 기획 및 법규ㆍ제도 및 기술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한은은 "한국은행 내 유관업무(통화정책, 금융안정, 국제금융, 발권) 부서와의 협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CBDC 발행 추진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국제결제은행(BIS) 등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국별로 CBDC 대응방안을 살펴보면,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지난달부터 디지털화폐인 'e-크로나'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릭스방크는 향후 1년간 e-크로나 사용을 실험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사용될지 연구할 계획이다.

중국 인민은행도 CBDC 전담 조직을 신설해 디지털화폐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1분기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700개의 섬으로 구성된 바하마는 열악한 결제 인프라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디지털화폐를 전국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이유로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이체기관과 수취기관이 직접 자금을 이체하고 받는 구조로 한은 금융망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결제 시스템은 거래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이 우선 수취인에게 돈을 지급하고, 다음 영업일에 중앙은행 당좌계좌를 통해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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