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못 말리는 대한민국 청약 열기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경제 활동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인천 지역 2개 단지에만 10만명 가까운 신청자가 몰리는 등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한 과열 청약이 봄 분양시장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주택거래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1순위 청약 804가구에는 인천지역 역대 최대인 5만8021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는 지금까지 인천지역에서 실시된 아파트 청약 중 최다 신청자 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송도국제도시 '송도더샵센트럴파크3차'의 5만3181명보다 5000명 가까이 많은 것이다.

특히 54가구가 공급된 이 아파트 84㎡ B타입의 경우 단 54가구에 1만4707명이 신청해 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20억원이 훌쩍 넘는 테라스하우스와 최상층 펜트하우스도 대부분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입주자를 채웠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로 고가 아파트 거래 시장이 위축된데다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부평구 십정동 '힐스테이트 부평'도 청약인파가 몰렸다.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신청해 공급물량 전체가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두 단지를 합쳐 1300가구 남짓한 공급에 10만명에 육박하는 청약통장이 쏟아진 셈이다. 이날 청약을 받은 두 단지는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실물 없이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공개됐던 아파트들이다.

업계는 이처럼 많은 청약자가 몰린 배경으로 투기과열지구ㆍ조정대상지역 등 정부의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 분양시장은 전매제한이 6개월로 짧다는 점이 수요를 자극한것 같다"며 "여전히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비규제지역 청약 열기는 수도권에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사실상 경제 활동이 멈춰선 대구에서 같은날 청약을 진행한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 245가구에도 7485명이 신청해 1순위에서 청약일정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 1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는 226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동래ㆍ수영구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곳이다. 이밖에 지난 11일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공급된 부산 덕천동 '포레나 부산덕천'도 169가구 모집에 1만4920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평균 88대 1에 달했었다.

전문가들은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초저금리로 시중의 부동자금이 계속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시장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이 본격화하면 청약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물 경제의 충격이 커질 경우 분양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인기-비인기 지역간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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