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절' 속이고 가격올려 팔면 판매중지'…기업 찾는 공정위원장

일주일 간역 파리바게뜨·이니스프리·마포갈매기, 유양디앤유, 쿠팡 방문
공정위원장 "입점판매사, 마스크 등 위생상품 판매 자체규율 노력해달라"

오른쪽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재고가 있는 마스크를 품절됐다고 알리고 소비자의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가격을 올려 재판매한 업체는 즉시 판매 중지시켜버린다."(김범석 쿠팡 대표) "보건·위생상품과 관련한 조치에 감사드린다."(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마스크 가격 책정 및 판매 과정에서 부당행위가 늘자 조 위원장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지난달 마스크 업체 3곳은 재고가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소비자 주문을 무시하고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다가 공정위에 덜미를 잡혔다.

이에 조 위원장은 이런 업체들의 창구 역할을 하는 온라인 쇼핑몰 중 한 곳인 쿠팡을 찾아 부당행위에 대한 자체 규율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지난 6일 쿠팡을 방문해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보건·위생상품과 생필품의 판매 상황을 체크했다. 입점 판매업체들의 부당행위에 대한 쿠팡의 자체 규율 조치도 살펴봤다.

김 대표는 "쿠팡이 이번 사태로 폭증한 주문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입점판매자들이 소비자의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높여 판매하거나 마스크 끼워팔기 등의 부당행위를 한 것이 발견되면 판매 중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밖에 로켓배송을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의 가격을 동결하고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했다"며 "마스크 품절로 주문취소가 된 소비자들에겐 마스크를 확보해 재발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소비자 불안이 증대되지 않도록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증대되지 않도록 쿠팡을 포함한 모든 온라인 쇼핑몰들이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정위의 핵심 의제인 '갑을 상생'에도 신경을 썼다. 하도급업체 지원책과 가맹점-점주 간 상생 모델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앞서 조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대전 중구 중앙로역 '으능정이' 문화의 거래에 있는 파리바게뜨, 이니스프리, 마포갈매기 등 3곳의 가맹점을 방문해 "판매촉진비 분담을 강화하고 내부 분쟁 조정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한다면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등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전자 부품 제조 중소기업인 유양디앤유를 방문해 "해외 협력사의 국내 이전을 지원한 경우에도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긍정적인 평가 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원장의 활발한 행보는 평가할 만하지만, 지난해 9월 취임 후 6개월이나 지나서야 '코로나 사태' 때문에 뒤늦게 업계와의 소통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소위 '힘 있는 위원장'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전임자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비교하는 이도 없지 않았다. 조 위원장이 코로나19 사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뒤에도 이 같은 기업 현장 소통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엔 조 위원장이 현장 소통을 중시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내부에선 6대4 정도로 '조용한 위원장'보다는 '힘 있는 위원장'을 선호하는 이가 더 많았는데 최근엔 (조 위원장이) '달라졌다'고 보는 이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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