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욱기자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급)에 김은경(55ㆍ사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임명됐다. 금감원 첫 여성 부원장급 인사다. 유광열 수석부원장, 권인원 부원장, 원승연 부원장 등 기존 부원장들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김 교수를 금감원 금소처장에 임명했다.
금소처장은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감독ㆍ검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분쟁 조정과 제재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최근 금감원의 조직개편을 통해 종전 6개 부서ㆍ26개 팀에서 13개 부서ㆍ40개 팀으로 대폭 확대됐다. 소비자 피해예방 부문에서는 금융상품 약관심사, 금융상품 모집ㆍ판매, 금융상품 광고ㆍ공시, 불공정거래 관행 등 상품 판매 전반에 대해 감독 기능을 갖고, 소비자 권익보호 부문에서는 민원ㆍ분쟁ㆍ검사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또 막대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한 제재 안건에 대해서는 협의권한도 부여받았다. 한 마디로 감독ㆍ검사ㆍ분쟁조정ㆍ제재까지 모두 가능한 '막강 권한'을 확보했다.
금소처가 확대 개편되면서 금소처장을 맡을 인물을 두고 논란이 빚어왔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는 금감원장 제청에 금융위원회가 임명하고 청와대와 협의해 결정하는 구조다. 당초 청와대는 금소처장 후보로 김 교수 외에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해서도 인사 검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개혁 성향의 김헌수 교수를 지지했고, 금융위는 김헌수 교수의 금소처장 임명시 금감원이 과도하게 강성화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용재 교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애초 1월 중순쯤 임원인사를 끝낸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금융위와 협의 과정이 난항을 겪으며 3월 들어서야 임원 인사를 확정짓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감원과 금융위가 서로 다른 인물을 지지하면서 제3의 인물이었던 김은경 교수가 선임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은경 교수는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만하임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보험법 전문가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과 제재심의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 2018년에는 '카드 산업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고, 금감원 보험혁신 TF에도 참여한 바 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도 소속돼 있다.
금소처장 외에 유광열 수석부원장, 권인원 부원장, 원승연 부원장 등 기존 부원장들은 유임됐다. 이들 3명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다.
금융위는 "김 신임 부원장이 금융 법률,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금융당국의 원활한 업무조율을 통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 최초의 여성 부원장으로 금융분야 여성인재 발굴 및 균형인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