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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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사율이 3.4%로,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보다 높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탈리아와 이란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미국에서도 사망자가 9명에 이르는 만큼 치사율이 더 올라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보고된 사례를 토대로 볼 때 코로나19의 치사율은 3.4%에 이른다"며 "이는 치사율이 1% 미만인 계절성 독감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밝힌 코로나19 치사율은 WHO가 전날까지 집계한 전 세계 확진자 9만893명 대비 사망자 3110명의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는 아직 어떤 치료법이 작동하는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절성 독감에 비해 확산력이 약한 질병이며 가장 우려하는 무증상 확진자 사례 또한 1%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의 확진자는 2일 이내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지만 임상시험과 20개 이상의 개발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WHO는 전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도 여전히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적용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만약 독감이었다면 우리는 이미 전 세계에서 동일한 지역사회 전파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는 여전히 격리 조치 등을 통해 억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WHO는 코로나19의 팬데믹 적용 여부를 회원국 및 다른 기구들과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HO 사무총장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코로나19는 전날까지 전 세계 70여개국으로 확산됐다. 그동안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표됐던 미국에서도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까지 자국 내 누적 확진자가 118명, 누적 사망자는 9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는 각각 누적 확진자 숫자가 2502명, 2366명으로 2000명 선을 돌파했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는 79명, 이란에서는 77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노령층 인구가 많은 이탈리아와 서방의 경제제재 이후 진단도구와 의료기구가 부족한 이란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