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리은행장에 권광석 … 선임 배경은?

당초 유력 후보였던 김정기 대신 권광석 내정
권 대표 네트워크 탄탄…손 회장, 연임 강행 부담·일부 사외이사 반대 부딪혀 절충점 찾은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우리금융그룹 임원추천위원회가 새 우리은행장으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추천했다. 당초 김정기 우리은행 부문장이 유력하게 거론된 만큼 예상을 깬 인사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강행하는 데 대한 부담으로 금융당국 등과의 네트워크가 탄탄한 권 대표를 차기 행장으로 선임, 당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11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권 대표를 추천했다. 권 대표는 1963년생으로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을 역임한 후 우리PE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로 재임중이다. 과거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 인사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했고 대관·홍보 업무도 담당한 경험이 있다.

권 대표 내정은 우리금융 안팎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초 손 회장이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을 새 우리은행장으로 유력하게 원했던 만큼 권 대표 내정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행정소송을 통해 연임을 강행하는 데 부담을 느낀 손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권 대표 내정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권 대표는 금융당국을 비롯해 정부, 국회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우리금융 일부 사외이사들이 금감원 제재에 대한 손 회장의 불복 및 행정소송 추진에 반대했고, 손 회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김정기 부문장의 우리은행장 선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으로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원만한 권 대표를 차기 행장으로 선임함으로써 당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에서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김 부문장보다는 권 대표를 원했다는 후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권 대표는 금융당국을 포함해 정부, 정치권에 걸쳐 네트워크가 다양하다"며 "IMM프라이빗에쿼티를 비롯해 일부 사외이사들이 금융당국과의 전면전에 부담을 느끼면서 대안으로 권 대표를 차기 행장으로 밀어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권 행장 후보가 우리금융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는 현 상황에서 지주사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은행의 조직안정화 및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DLF 사태로 흔들린 우리은행 재정비다. 우리금융 전체 이익 중 은행 비중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주사와 소통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자회사 6곳에 대한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실시했다. 우리종금 대표에 김종득 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신용정보 대표에 조수형 현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선임했다.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에는 고영배 현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를 신규 선임하고 우리카드 정원재 대표와 우리FIS 이동연 대표, 우리금융연구소 최광해 대표는 연임됐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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