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니소'는 '대륙의 실수'로 불릴까

[히든業스토리]'다이소 짝퉁'에서 연 매출 3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R&D 센터에 800여 명 직원 근무…한 달에 500~1000개 신제품 출시
"저렴하다고 저품질은 아니다" 증명 위해 오프라인 집중…80개국 3600개 매장 돌파
홍콩이나 미국 증시 상장 예정…10억 달러 자금 조달해 2023년까지 1만개 매장 목표

사진=미니소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샤오미에 이어 '대륙의 두 번째 실수'라 불리는 중국 라이프스타일 SPA 브랜드 '미니소(MINISO, 名創優品)'. 일본 어디에선가 본 듯한 이름과 로고 탓에 '다이소 짝퉁', '무인양품 짝퉁' 등의 별명을 얻은 적도 있으나 지금은 연 매출 180억 위안(약 3조원)을 기록하며 다이소, 무인양품의 경쟁 상대로 거론되고 있다.

미니소는 지난 2013년 중국 사업가 예궈푸(葉國富)와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三宅順也)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이듬해 일본에 글로벌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중국, 싱가포르, 홍콩, 미국, 캐나다 등 80여 개국에 약 3600개 매장을 열었다. 지금은 철수했으나 글로벌 체인점으로는 최초로 북한 평양에 지점을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열었고, 현재 한국에만 70여 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창업 3년 만에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지금은 홍콩 혹은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미니소는 단기간에 어떻게 눈부신 성장을 이룬 걸까.

[출처 - 미니소 공식 홈페이지]

'다이소 짝퉁' 오명 벗은 미니소

미니소는 등장과 동시에 '다이소 짝퉁'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다이소와 비슷한 이름인 데다 로고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을 합친 느낌. 판매 방식이나 매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실제로 미니소가 일본의 200엔숍(약 2200원)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유사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미니소는 곧 그 별명을 떼어냈다. 무인양품과 다이소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해 '가성비 갑(甲)'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품질은 비교적 가격대가 비싼 무인양품 제품을 표방하면서도 다이소처럼 저마진, 초저가를 내세웠다. 기능은 우수한 데 비해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 세대들은 '대륙의 실수'라며 미니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니소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무조건 '베끼기'에 급급한 다른 중국 브랜드 제품과 달리 미니소는 디자인 개발에 충실했다. 공동 창업자인 미야케 준야는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은 세계 유명 도시들을 돌면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에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미니소 신제품 개발센터에서는 800여 명의 직원들이 한 달에 500~1000개의 신제품을 개발한다. 디자인부터 제조, 소매 전 과정을 일괄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 마진을 거치지 않는다. 디자인이 개발되면 3주 안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이 매장에 진열된다.

미니소가 디자인을 중시한다는 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만 봐도 알 수 있다. 2018년에는 노르웨이 디자인 스튜디오 '퍼마프로스트'와 협업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최근에는 매년 '올해의 색'을 발표하는 미국의 색채 연구소 팬톤이나 '어벤저스', '아이언맨' 등으로 유명한 미국 마블사와 협업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온라인 대세인 시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승부

유통업계가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으나 미니소는 오프라인에 더 주목한다. 너무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대신 고객이 직접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제품을 매장에 비치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또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내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와 상품을 구경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상품을 진열할 때도 미니소만의 특별함이 있다. 바로 '두 손가락 법칙'이다. 진열된 상품들 사이에 두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도록 틈새를 두는 것. 적당히 진열돼 있다는 느낌과 소비자들이 불편함 없이 제품을 꺼낼 수 있도록 한 작은 배려다.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직원의 판촉활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시킨다.

미니소는 저마진 상품으로 성공을 거둔 유니클로나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처럼 정상급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2022년까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1만여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본부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