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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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보험업계에 온디맨드(On-Demand)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존 보험들이 보험사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상품에 가입하는 형식이라면 온디맨드형 상품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 6일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온디맨드 방식을 적용한 배달업자 이륜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배달 시간당 대인배상(무한), 대물배상(2000만원 한도) 기준 1770원의 저렴한 보험료를 적용해 경제적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또 이용자가 가입을 원하는 시간을 직접 선택해 보장 받는 것도 가능하다. 그동안 임시 배달업 종사자들은 400만~50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1년짜리 유상운송보험을 가입하거나 가정용 이륜차보험에 가입해 정작 사고가 나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이 출범시킨 디지털보험사 캐롯손보도 내년부터 일상생활과 온디맨드 컨셉을 결합한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의 일시납 형태와 달리 계약자가 운행한 거리 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방식이다.
국내 온디맨드 보험은 지난 4월 온ㆍ오프 여행자보험이 정부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농협손해보험과 레이니스트는 한 번의 인증만 해두면 여행때마다 별도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기간 설정과 보험료 결제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해외여행자 보험을 출시했다. 이전까지는 매번 설명의무와 공인인증 등의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간편성 때문에 온디맨드형 보험은 주로 젊은층의 가입이 두드러졌다. 레이니스트의 여행자보험 가입자를 보면 75% 이상이 20ㆍ30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들이 포화상태의 보험시장에서 젊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온디맨드형 보험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국내 보험 가입의 주요 연령층은 40~50대지만 이들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이미 90%에 달해 추가 가입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다. 반면 20ㆍ30대의 가입률은 각각 63.8%, 77.3%로 향후 핵심 고객층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온디맨드 보험의 점유율이 1% 이하에 그치고 있지만 데이터3법 시행과 함께 기업들의 개인정보 활용 범위는 훨씬 더 넓어져 소비자 수요를 정밀 타기팅한 관련 상품 출시가 빠르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