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문희상 역할론'

"법이 정한 국회의장 권한으로 사법개혁안 꼭 상정"
20대 국회 무책임 태도 직격탄 "특정 정당 편들기 아냐"

문희상 국회의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애리 기자] "법이 허용하는 한, 법이 정한 국회의장 권한으로 사법개혁안을 꼭 상정하겠다." 21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해외순방 중 기자단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회의장의 권한과 책무에 대한 원론적인 내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국의 흐름에 영향을 줄 변수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문희상 역할론'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문 의장은 1945년생으로 만 74세이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원내에 입성한 이후 6선 의원을 지냈다. 내년 5월 20대 국회 마지막 국회의장으로서 임기를 마치면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신분인 국회의장은 여야를 아우르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그렇다고 무색무취의 행보는 아니다.

국회의장 각자의 정치 인생이 다르기에 방향과 철학도 각양각색이다. 문 의장은 정치 인생의 '화룡점정'으로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상정하고 있다. 문 의장은 "지금 검찰개혁은 시행령과 지침 등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입법을 하지 않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문 의장은 "개헌과 개혁입법 과제 중 겨우 3건(선거법ㆍ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렸는데 지금 와서 나자빠지면 안 된다"면서 "예산과 사법개혁 법안, 정치개혁 법안 등 모든 것을 뭉뚱그려 (일괄타결)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문 의장은 "광장에 나와서 소리 지르지 말고 촛불민심을 제도화하고, 헌법을 고치고, 검찰개혁 등 개혁입법을 할 사람을 눈 부릅뜨고 뽑아야 한다"면서 "합의ㆍ토론할 수 있는 사람들로 과반이 아니라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어느 당에 몰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의 이 발언은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 관계자는 "21대 국회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냐, 어떤 의원들이 왔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한쪽 편만 든다는 것은 너무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정 당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라는 의미다.

문 의장이 국회 선진화법 완화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는 "선진화법상 패스트트랙 요건을 느슨하게 해서 웬만한 법안은 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질질 (시간을) 끌기만 하고 오히려 '죽기 아니면 살기' 정쟁만 유발하는 법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당은 문 의장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 의장과 여당의 태도를 보면 결국 국회를 협의와 협치의 장이 아니라 또 한 번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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