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뛰는 전문몰④] 여성들도 찾아 입는 남성복…나만의 스타일 만들었죠

홍범화 어베인유 대표 "남성 옷에도 여성적 디테일 가미해 차별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남성복 온라인 쇼핑몰인데도, 여성 고객들이 구매하는 비중이 10~20%에 달합니다. 커플룩으로 구매하려는 분들도 있지만, 포멀 와이드팬츠의 경우 남성 바지인데도 여성 고객들이 구매해서 길이를 줄여 입을 만큼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요."

일반적으로 여성복이라고 하면 하늘하늘한 재질의 옷감에 화려한 무늬가 들어간 옷을, 남성복은 장식이 없는 무채색 위주의 옷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홍범화 어베인유 대표는 이런 이분법적 구분을 거부하고 여성복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을 남성복에 적용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들도 쇼핑하러 오는 남성복 온라인몰로 유명해진 것은 이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일반적인 티셔츠나 바지 같은 옷은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와 있고, 경쟁도 치열해서 우리 쇼핑몰에서는 다루지 않으려고 한다"며 "그보다는 '일반적으로 입는 옷에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반영, 디테일한 포인트를 추가해 다른 쇼핑몰에서 쉽게 보기 힘든 스타일의 아이템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검은 슬랙스 위에 페이즐리 무늬 벨트를 매치해 단순함을 탈피한 '페이즐리 슬랙스'나 실크 소재의 셔츠에 타이를 부착한 '로엘 타이 셔츠', 재킷 끝 부분 소매 패치를 3가지 색깔(베이지ㆍ블랙ㆍ화이트)로 제공해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게 한 '르쉐 오버 블레이져' 등 어베인유의 대표 품목을 보면 그의 옷에 대한 철학이 잘 드러난다.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스타일의 유행 속에서 대놓고 꾸밈을 추구한 게 오히려 열성팬을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여성팬들이 많다. 상품 상세페이지 아래 달린 상품평에는 "여자도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며 호평을 남기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홍 대표는 "핏이나 스타일링을 여성 대상으로 하지 않았는데도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며 "타이 등 포인트들이 들어간 부분이 여성복에서 많이 나오는 스타일이라 그런 듯 하다"고 전했다. 어베인유는 현재 20~30% 수준인 자체제작 상품 비중을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로 26세인 그는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유명 남성 온라인 쇼핑몰에서 웹디자이너로 1년간 일했다. 이후 2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1월1일 창업했다. 홍 대표는 "옷의 품질이나 스타일에는 자신있어서, 마케팅에 집중했다"며 "직접 온라인 마케팅을 공부해서 검색광고와 페이스북 광고를 진행했고, 이미지 광고를 만들 때도 쇼핑몰의 콘셉트에 맞는지 확인하고 수정하는 데 하루가 꼬박 들어갈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회상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해에 수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후 그 다음 해 매출이 두 배 성장했다. 올해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첫 해의 세 배 정도 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카페24를 통해 영문, 일문몰을 구축하고 해외 판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스타그램으로 어베인유를 접한 해외 고객들로부터 구매 문의가 많이 왔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유학생들과 현지인들 매출이 많은 편"이라며 "일본 고객들은 자기 인스타그램에 어베인유 계정을 태그해서 올려주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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