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정견발표회
추경호 '경험' vs 이종배 '중도 확장' vs 송석준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후보자 3명은 8일 향후 건강한 당정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여당이 총선 등 여러 사안마다 대통령실에 의해 휘둘린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후보자들도 민심과 정책을 기반으로 여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추경호 의원(대구 달서·3선)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3인의 정견 발표회에서 "당정은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하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당정 체제를 구축하겠다"며 "민생 현안에 대해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4선)은 "국민의힘 운명공동체가 건강한 당정관계를 구축해 함께 성공하도록 하겠다"며 "정책위원회를 재편하고 정책조정위원회도 활성화해서 당의 주요 정책을 주도하겠다"고 공약했다.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3선)도 "우리 당이 하나로 결집되게 당내 소통을 강화하고, 민심을 여과 없이 헤아리겠다"며 "책임 있는 여당이기에 당정대가 함께 대응하면 우리는 반드시 민심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 모두 건강한 당정 관계 구축에 대한 자신의 장점도 언급했다. 추 의원은 "현장 민심과 의원님들의 총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긴밀한 당정 소통으로 세련되고 유능하게 해법을 찾아가겠다"며 "경제부총리, 국무조정실장 등 35년간 쌓아온 국정 경험을 십분 살려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만큼 원내와 당정 소통 모두 유리하다는 취지다.
캐스팅보터인 충청에서 3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충청권 최다선으로 계파와 지역에서 자유롭고 보수, 진보, 중도가 삼분돼 있는 충북 충주에서 5번의 선거를 내리 승리한 경험이 있다"며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중도 확정성을 갖고 있다. 저의 모든 경험을 쏟아부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는데 분골쇄신하겠다"고 역설했다.
반면 송 의원은 수도권 민심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정견발표를 하며 "경기 이천시에서 최초로 3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며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특히 수도권에서 참패했다. 수도권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후보자들의 원인 분석도 나왔다. 송 의원은 "우리 사회의 현존하는, 너무 시급한 민생위기 해결의 문제를 제대로 답했어야 했는데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답했다.
추 의원은 "선거에 진 원인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국민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고민을 우리가 같이 생각해줬는지, 그 부분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국민적 공감대를 갖지 못해서 우리가 참패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의 생각과 다르고 우리가 내세우는 정책이 국민 속으로 파고들지 못했다는 반성을 해본다"고 답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원내대표 1순위 임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국민 신뢰 회복·민심 반영이 주를 이뤘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 참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이런 것 같은데, 국민적 공감대를 갖지 못했다"며 "국민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아픔과 어려움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굉장히 급선무다. 정말 유능한 민생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을 내고 정치를 할 때 국민들이 박수를 쳐주고 믿음의 불씨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했다.
송 의원은 "당과 정, 대통령실이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정부가 제대로 된 해법을 만들고 제대로 된 입법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다수 야당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도 당이 직면한, 원내지도부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당내 결집과 비주류 포용에 대한 당선인들의 질문에 대해 세 후보는 개인 의사를 존중하지만, 당론으로 정해지면 따라야 한다는 공통적인 입장을 냈다. 192석의 거대 야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108석 여당일지라도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배 의원은 "당론으로 결정되면 따르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당론으로 정할 때까지 충분히 토론하고 논의해서 공감대를 갖도록, 그 내용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도록, 왜 당론을 따르지 못하는지 자기 의견을 충분히 발표하고 서로 논의하는 자리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 의원은 "일종의 당론이나 전체적인 결정이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그 부분에 공감했기 때문이고, 이런 부분은 당 의견과 같이 움직여주는 게 맞다"며 "지금 상황은 우리 108석이 똘똘 뭉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당이 전진할 수 없다"며 "이런 문제 인식은 함께 공유하면서 22대 국회가 출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송 의원도 "개인이 소신을 끝까지 지키는 것도 하나의 정치이고, 본인의 지역구와 국민들과의 약속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더 큰 것을 위해 우리가 소신을 접어야 할 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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