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알못 탈출기] 당기순익이 영업익보다 많은 회사, 이유가 뭘까?

<i>'공알못 탈출기'는 증시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업정보인 '공시' 상에 나타나는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i>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2분기 실적시즌이 도래하면서 공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입니다.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이어지고 미·중간 무역 및 환율전쟁의 여파로 증시가 급락한 상태에서 2분기 기업들의 '이익'에 관심이 집중돼있죠.

기업의 이익과 관련돼 공시에서 보통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표기됩니다. 보통 실적 관련 속보들에서는 영업이익만 표시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기업이 얼마나 벌어들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는 당기순이익입니다. 당기순이익은 흔히 '단기순이익', 즉 단기에 벌어들인 순이익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기업이 순수하게 벌어들인 이익금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관비, 즉 직원급여나 사무실 임대비, 홍보비용 등을 차감한 금액을 뜻합니다. 당기순이익은 여기서 더 나아가 영업이익에서 영업 외 손익과 법인세 비용까지 차감시킨 금액이죠. 여기서 영업 외 손익은 예금이자, 부동산 투자, 기업체 및 각종 자산투자 등 영업과 별도로 기업이 벌인 기타사업에서 벌거나 잃은 돈들을 계산한 돈입니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 올라오는 실적 공시에서 영업이익보다 당기순이익이 더 많은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간혹 그런 경우가 발생하면 뉴스가 되기도 하죠. 지난 2015년말 한국전력공사의 실적 공시같은 경우가 그랬습니다. 당시 한전은 매출액 58조9577억원, 영업이익 11조3467억원, 당기순이익은 13조413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2조 이상 많았죠.

이러한 역전현상이 가능했던 이유는 2015년 3분기에 한전 본사 부지를 현대자동차 그룹에 10조원 이상을 받고 매각한 덕분이었습니다. 이 부동산 매각 이슈로 3분기 당기순이익만 8조4000억원 이상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익이 영업익을 뛰어넘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단기 상승요인 때문에 당기순익이 급증하면 이듬해 실적공시 때 당기순익이 급락한 것처럼 보일 수가 있어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실제 이듬해 2016년 3분기 한국전력은 매출액 15조9435억원, 영업이익 4조4242억원을 공시해 역대 최고 실적이라 발표됐지만 정작 당기순이익은 2조938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68%나 급락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죠.

이런 단기적인 이벤트를 제외하면 보통 당기순익이 영업익보다 많은 기업들은 은행이나 증권, 보험사와 같은 금융업체들입니다. 영업 외로 투자한 금액으로 수익을 내는 곳이기 때문이죠. 일반 제조사들의 경우에도 내부유보금이 많아 투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기업들은 역전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영업이익이 그만큼 나질 않았다는 이야기라 장기간 역전이 이어질 경우, 매출이 제대로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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