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호텔 양극화 심화…관광객 늘수록 수요는 특급호텔로

- 특급호텔 숙박지출 증가세 가장 높아…모텔/여관 및 1급호텔 감소, 2급호텔과 특급호텔은 증가

왼쪽부터 광안대교, 센텀시티, 마린시티, 동백섬과 해운대해수욕장, 엘시티, 달맞이언덕이 이어지는 해운대 일대 조감도. [㈜엘시티PFV 제공]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증가할수록 특급호텔 이용비율이 다른 숙박시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및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2018년 부산관광산업 동향분석’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부산 관광객의 숙박업종에 대한 지출액 규모는 지난해 내국인은 전년 대비 5.6% 성장한 1,594억원, 외국인은 15% 성장한 1,030억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눈여겨 볼 점은, 취식이 가능한 콘도미니엄을 제외한 숙박시설 중에서 모텔/여관, 1급호텔은 지출액이 감소하고, 2급호텔과 특급호텔은 지출액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비교적 고급호텔이라 할 수 있는 1급호텔 이용객들 중 일부가 특급호텔로 상향이동하거나 2급호텔로 하향이동하고, 모텔/여관 이용객들 중 상당수가 2급호텔로 상향이동하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 일대 특급호텔들은 가족 중심으로 이른 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주말 연휴에 거의 만실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예약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또 최근 몇 년간 해운대 일대에는 비즈니스 호텔들이 속속 건립되면서, 기존의 모텔/여관 수요 중 상당 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호텔 양극화 추세가 향후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의 한 호텔 관계자는, “특급호텔들은 객실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고, 시설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자본력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호텔시설을 이용하기 원하는 가족단위 여행객이나 외국인관광객이 느는 추세는 이들 특급호텔들에게는 호재라는 얘기다. 이를 반증하듯 부산시 자료를 보면 외국인의 특급호텔 숙박지출 증가세(28.7%)는 내국인(15.8%)보다 훨씬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해운대의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해운대 일대 비즈니스호텔들이 새로운 관광 수요를 발굴하는데에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저가 출혈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특화 콘텐츠를 개발하는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자난해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을 더욱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이를 소화하기 위한 서비스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이를 적극 홍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급호텔들 역시 단순히 객실 고급화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닌, 각자 개성있는 콘텐츠를 개발하여 차별화 경쟁에 나서야 장기적으로 지역의 관광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 11월 준공을 앞두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의 한 관계자는, “특급호텔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이 되어야 한다”며, “건물 꼭대기의 스카이 워터파크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처럼 엘시티도 시설 특화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시티의 실내외 온천 워터파크, 100층 스카이 전망대, 실내 테마파크 등 관광레저시설들은 인근 비즈니스 호텔들에게도 연계 관광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표했다.

내년이면 6성급을 표방한 롯데 시그니엘 호텔이 엘시티의 101층 랜드마크타워 3~19층에 문을 열고, 웨스틴조선호텔, 신세계조선호텔(구.노보텔앰배서더 부산) 등이 리모델링으로 재탄생되며, 인근 청사포에도 쉐라톤 호텔이 문을 열고 기장에는 힐튼호텔이 자리를 잡는 등 해운대 인근 특급호텔들도 더욱 치열한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한단계 뛰어오르는데에, 속속 건립되거나 재단장되고 있는 특급호텔과 비즈니스 호텔들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임소라 기자 mail0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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