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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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싱가포르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을 만나 북한의 불법환적 증거 사진이 담긴 32쪽 분량의 책 한 권을 선물로 건넸다고 1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섀너핸 대행과 웨이펑허 부장이 회담을 하던 중 이같은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섀너핸 대행은 회의 초반에 웨이펑허 부장에게 '선물'이라면서 책 한 권을 줬다. 이 책자에는 중국 해안 인근에서 벌어진 북한의 불법환적 증거 사진과 위성 사진 등이 담겼으며 개별 사진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 설명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 웨이펑허 부장은 처음에 이를 받아들고는 놀란 기색을 보였으나 이내 동석한 참모에게 넘겼다.
사진첩을 만들어 전달하는 건 중국의 협력을 촉구하기 위한 섀너핸 대행의 아이디어였다. 책자에 사진과 정보를 담기 위해 이를 기밀 해제 하는 과정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 대행은 이 자리에서 웨이펑허 부장에게 "미국과 중국 해군이 이런 유엔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 다음날 열린 안보 컨퍼런스에서 "(웨이펑허 부장에게) 아름다운 책을 줬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고 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책자에 담긴 사진에 대해 인공기를 단 유조선 금운산3호가 파나마 선적 유조선 옆에서 다수의 호스로 연결된 사진이 들어있었다고 보도했다. 촬영날짜는 2018년 6월 7일로 표기됐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이 환적이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판단하며 두 선박을 제재했었다.
또 북한 선박 안산1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정제유를 내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