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단기금리차 축소, 경기침체보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최근 미국 10년만기(장기) 국채금리가 급락해 2년만기 또는 3개월만기(단기) 국채금리와의 차이가 줄었지만 경기침체보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단기금리차: 경기침체라기보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금리가 단기보다 낮으면 앞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고 투자심리가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전제를 폈다. 최근 장단기금리차 축소를 이렇게 해석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10년물-3개월물 금리는 몰라도 10년물-2년물 금리역전은 나타나지 았았기 때문에 1990년 이후 세차례 경제침체 때와 같은 흐름일 것으로 섣불리 예단키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과거에도 10년물-2년물 금리차(10년-2년차)보다 10년물-3개월물 금리차(10년-3개월차)가 경기침체를 더 잘 반영했다고 보는 쪽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김 연구원 생각은 달랐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양적완화를 하면서 채권을 매입했고, 최근엔 자산축소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보유채권 매도를 줄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쪽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연준의 채권시장 개입으로 장기금리가 많이 낮아졌고 만기가 짧을수록 연준의 영향을 덜 받았는데, 3개월물의 경우 만기가 아주 짧아서 양적완화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며 "이 관점에서 보면 장단기금리차가 예전처럼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능력은 상당히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10년-2년차가 양적완화와 자산축소 프로그램 축소 영향을 덜 받는 사실을 적용하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10년-2년차를 나타내는 수치인 0.22%포인트를 적용하면 1년후 경기침체 확률은 23.4%로 여전히 높지 않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와 미·중 경제갈등의 와중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

1995년과 1997년에도 경기침체 확률이 23.4%보다 높았지만 실제로 침체되진 않았는데, 두 시기 모두 연준이 각각 3차례, 75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낮추면서 경기침체를 피했다.

관건은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라고 봤다. 1분기엔 GDP성장률이 3.1%였지만 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9%, 재고를 뺀 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2%에 불과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지만, 2분기 GDP성장률이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연준도 금리를 조절해야 한다면 빨리 하는 것이 낮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낮은 성장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라 금리를 낮춘다면 다음달에서 오는 10월 사이 세 차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낮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채권시장의 금리 움직임을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목소리가 아니라 '연준이 여름과 가을 사이 한두차례 금리를 인하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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