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인턴기자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이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미국 연예인들이 비판에 나섰다. / 사진=밀라 요보이치 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이 사실상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해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예인들이 비판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영화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낙태는 안전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수술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감정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라며 "나도 2년 전에 긴급 낙태를 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과거 외국에서 임신 상태로 영화 촬영을 하다가 조기 진통이 와서 낙태 수술을 받아야 했다"며 "그 기억은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여성이 새로운 낙태 금지법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서 낙태 시술을 받을 것"이라며 "어떤 여성도 낙태를 원하지 않지만 필요할 경우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려면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 또한 비판에 동참했다. 이날 그는 "성폭행범보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가 받는 벌이 더 무겁다는 건가"라며 "이런 사회 시스템에서 고통 받을 여성과 소녀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앨라배마주 상원은 '앨라배마 인간 생명 보호법(The Alabama Human Life Protection Act)'을 찬성 25표, 반대 6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임산부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있거나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 치명적인 기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낙태를 금지한다. 표결 당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성폭행과 근친상간 피해자가 임신했을 경우 낙태를 허용하도록 법안을 수정하려 했으나, 공화당이 수정 표결에서 이를 부결했다.
또한 임신 시점과 관계없이 낙태 시술을 시도한 의사는 징역 10년, 낙태 시술을 집도한 의사는 최대 99년 형을 받게 된다. 낙태 시술을 받거나 시도한 여성은 처벌하지 않는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 출신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가 최종 승인했다. 그는 "모든 생명은 신이 내려주신 신성한 선물"이라며 "앨라배마주의 믿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