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접시에 음식 담으면 포만감 느낀다?

음식을 작은 접시에 담으면 포만감을 더 느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작은 접시에 음식을 담으면 음식이 많아 보이기 때문에 포만감을 유도할 수 있고, 창가에 앉으면 샐러드를 주문할 확률이 80% 더 높아지며, 구석에 앉으면 디저트를 먹을 확률이 80% 더 높아진다.

다이어트에 목매는 현대인에게는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은 논리다.

이는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매체를 통해 영양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해왔던 브라이언 완싱크 교수의 주장이다. 완싱크 교수는 '나는 왜 과식을 하는가(Mindless Eating, 2006)'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된 저서의 저자였고, 코넬대 영양학과 교수였다.

그러나 완싱크 교수의 이런 주장은 사기극으로 밝혀졌다. 과학적 논리는 현실 사회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이를 분석한 통계적 결과가 바탕이 돼야 하지만 통계 분석과 결과 보고 과정에서 사기극임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완싱크 교수는 프로미식축구를 관람하기 위해 파티에 참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큰 접시나 작은 접시를 무작위로 제공한 뒤 접시에 담은 간식의 무게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작은 접시를 받은 학생이 큰 접시를 받은 학생보다 간식을 적게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남학생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완싱크 교수는 "작은 환경적 요인이 음식 섭취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작은 접시에 담긴 음식이 많아 보이기 때문에 인지적 착각으로 포만감을 유도할 수 있다고 논문에 게재했다. 완싱크 교수는 남녀차이를 무시한 것은 물론 이 파티에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 전혀 통제하지 않은 파티의 상황도 논문에 전혀 언급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 논문 외 다른 여러 연구 결과물 들도 이와 비슷한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만 완싱크는 지난해 13편의 논문이 학술지에서 철회되고, 교수직에서도 퇴출 당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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