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中 민성투자 위험노출…'유동성 우려 계속'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KEB하나은행의 중국 민성투자그룹 관련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지분과 대출 등인데. 시장의 예측보다 더 큰 규모다. 문제가 됐던 민성투자그룹의 채무는 상환이 됐지만 앞으로도 유동성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5일 하나은행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민국제융자리스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금액은 2037억9900만원이다. 2015년 민성투자그룹과 합작으로 중민국제융자리스를 설립한 당시 최초 지분 취득가액은 1368억원이었다. 증자를 했거나 환율 변화 등으로 장부금액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이 중민국제융자리스에 빌려준 자금 규모도 475억1900만원에 이른다.

민성투자그룹의 싱가포르 자회사인 중민국제 지분 9.1%, 2285억4000만원도 있다. 중민국제는 2015년에 미국 재보험사인 시리우스인터내셔널보험그룹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하나은행의 전체적인 익스포져는 4798억5800만원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3600억~4600억원 정도로 추산해 왔다.

민성투자그룹은 2014년 중국의 59개 민간 기업들이 500억위안(약 8조4000억원)을 출자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 신재생에너지, 항공, 바이오,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활동을 해 왔는데, 지난 1월 말 만기 도래한 30억위안(약 5000억원)의 사채 상환을 하지 못해 부실 우려가 떠올랐다.

2월에 자산 매각 등으로 이 사채를 상환했으나 계속적으로 다른 사채의 만기가 돌아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오는 24일에 10억위안, 다음달 두 차례에 걸쳐 40억위안 규모의 상환이 필요하다. 우려는 진행형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서는 중국수출입은행의 주도 하에 재조정이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와 디레버리징(채무 감축)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민성투자그룹이 단기자금을 조달해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했기 때문에 당분간 유동성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 민생투자는 장단기 자금 불일치에 따라 최근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였으나 중국 정부와 국책은행이 채권단위원회를 통해 유동성 지원 조치에 착수하는 등 지원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라며 "조기 정상화가 예상되고 중국 민생투자의 순자산가치(약 690억위안) 감안시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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