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新투자처로 베트남 고급 부동산 급부상

8억달러 자산가 부이 탄 노 회장

39층 그랜드 맨해튼 건설 계획

아파트 공급가 평균 매매가 2배 달해

홍콩 싱가포르 보다 저평가 "추가 상승 여력"

한국선 투자여행 패키지 상품도 내놔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베트남 호찌민시 1군. '사이공의 월스트리트'로 더 잘 알려진 이곳에는 2021년 아파트, 호텔, 레스토랑 등을 갖춘 39층짜리 고급 복합빌딩 '그랜드 맨해튼'이 들어선다. 이 고급 복합빌딩은 블룸버그 추산 8억달러(약 8970억원)의 자산을 가진 억만장자 부이 탄 노 회장이 소유한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노바랜드그룹이 개발을 맡았다. 노바랜드그룹이 건설 중인 39층 복합빌딩에 들어설 아파트의 공급가는 1㎡당 6000달러(약 673만원). 호찌민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베트남 고급 부동산시장이 신흥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홍콩계 사모펀드 궈캐피털파트너스에 따르면 베트남의 고급 복합빌딩 매매가격은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홍콩, 싱가포르, 도쿄 등지의 부동산 매매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대 14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미 부동산 컨설팅 CBRE그룹에 따르면 베트남 내 고급 복합빌딩의 매매가격은 지난해 평균 전년 대비 17% 급등해 1㎡당 5518달러(약 619만원)에 달했다. CBRE그룹은 2020년 초까지 추가로 10% 더 오르며 6000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는 '베트남 큰손'들이 주도하고 있다. 순자산가치가 3000만달러(약 336억원)가 넘는 베트남 슈퍼 리치들이다. 상업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베트남 슈퍼부자들의 수는 2016년 10년 전 대비 320% 급증했다. 인도나 중국을 크게 앞지르는 속도다.

이들 베트남 슈퍼부자들은 부동산 투자로 부를 축적했다. 사모펀드 메콩캐피털에 따르면 베트남 호찌민 거주자의 주택 보유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90%를 상회한다. 메콩캐피털의 창업자인 크리스 프로드는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중산층 가구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 주택보유율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젊은 세대가 증가한 것도 수요 강세에 영향을 줬다. CBRE그룹의 수석이사인 듀엉 투이 중은 "결혼 후 부모에게서 독립하려는 젊은 세대들이 늘면서 주택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 수요도 견고하다. 베트남 부동산 원정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여행 패키지 상품을 파는 곳도 등장했다. 한국 최대 여행업체인 하나투어는 베트남의 주요 아파트 단지와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투자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대변인은 "베트남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최근 20년 새 외국인 투자 개방 등 시장경제 도입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해 연평균 6%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여왔다. 중국 내 제조업체들이 호찌민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탈(脫)중국 움직임에 힘 입어 지난해에는 7%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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