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주기자
사진출처= 소녀나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초등학교 6학년생인 이나영(12ㆍ가명)양은 얼마 전 친한 친구들과 단체복을 맞췄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카카오톡으로 의견을 조율한 뒤 10대 여성 대상 온라인 패션 쇼핑몰 '소녀나라'에서 주문하고, 다음 날 바로 옷들이 도착했다. 후드 집업티와 천 가방, 기모 레깅스를 맞췄는데 모두 5만원도 안 됐다. 저렴한 10대용 패션 온라인몰을 이용한 덕이었다.10대들이 트렌드를 이끄는 세대로 부상하면서 의류 업체들이 '틴에이저(13~19세)'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원주민' 세대인 요즘 10대들은 생활상부터 다른 연령대와는 다르다. 검색할 때도 포털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를 이용하며 물건을 살 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진다. 친한 친구들과 옷을 맞추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그들만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다. 패션업체들은 이런 10대들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10대들의 트렌드에 맞춰 대응하는 모습이다.21일 시장 조사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블랙마켓과 면세를 제외한 국내 패션 전체 시장에서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매장 등 오프라인 매장 기반 판매액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2년 85.7%에서 2014년 82.6%, 2015년 80.5%로 줄었고 2016년에는 78.5%로 80%대 점유율이 무너졌다. 2017년에도 77.6%로 줄며 5년 새 오프라인 매장 판매액 비중이 8.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인터넷 판매액 비중은 2012년 10.8%에서 2014년 13.1%, 2016년 17.0%, 지난해 17.9%로 꾸준히 늘고 있다. 5년 새 7.1%포인트 증가한 것.패션 판매 채널별로도 인터넷쇼핑의 성장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온라인 의류·신발 판매액은 5조9194억원으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성장률은 291.2%에 달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대형마트 등 매장 기반 유통형태의 성장률이 3.8%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매장 기반 의류·신발 판매액은 25조6594억원으로 2013년 25조8126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인터넷쇼핑시장이 커진 이유 중 하나는 10대들로 꼽힌다. 이미아 서울대생활과학연구소 박사는 '유통산업전망 세미나'에서 "디지털 서비스에 노출된 세대인 Z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떠올랐는데 이들은 주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한다"고 전하기도 했다.침체된 의류업계가 생존을 위해 10대들을 공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1020세대를 공략해 부활에 성공한 휠라다. 휠라는 10대들을 타깃으로 학교를 방문해 마케팅을 벌이고, 지난 8월부터는 10대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다는 온라인 쇼핑몰 소녀나라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녀나라는 당일 출고가 가능하며 롱패딩의 경우 2만9800원밖에 안 할 정도로 저렴해 10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사이트다. 휠라 관계자는 "타깃에 맞는 채널에 입점하고 입점을 늘리고 있는데, 10대 타깃에 적합한 광고와 이미지 콘텐츠 활용 등의 이유로 소녀나라와 함께 온라인 판매를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10대 인기 온라인 쇼핑몰 '소녀나라'에 입점한 휠라. 휠라는 10대들을 공략해 리브랜딩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10대를 사로잡아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이들이 좋아하는 것 등을 연구하고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에 패션 업체들도 온라인 유통망을 늘리고 전용 상품을 내놓는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