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린다는데 채권금리는 왜 하락할까

국고채3년물 금리(네이버 캡처)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의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채권금리는 오히려 하락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일반적으로 채권 매도가 늘면서 채권금리는 오른다. 그러나 국내 경제의 둔화조짐이 뚜렷하고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후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매수가 증가하고 채권금리는 다시 하락하는 분위기다.31일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93%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2월 2.32%까지 올랐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2일에 연중 최저치인 1.8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이후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두 명 나오고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매파적 신호가 등장하는 등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신호가 커지면서 지난 8일에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9%까지 회복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다음 달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시장에서 확실시되면서 채권 매도가 늘었기 때문이다.오름세를 보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중순부터 다시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 29일에는 연중 최저인 1.89%를 다시 찍었다. 이는 그 사이에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늘어서다.특히 한은이 지난 25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6%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폭증했다. 현재는 한은이 연초에 설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0%는 물론 이후 수정경제전망에서 하향조정한 2.7%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진 상황이다.경기부진으로 인해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리더라도 내년에는 금리를 동결하거나 오히려 인하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해외 투자은행(IB) 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한은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도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최근 글로벌 주가지수의 변동성 확대 속에서 한국 증시 역시 10% 이상 하락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용 및 물가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면서 장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장기채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 연 2.17%로 마감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채권애널리스트는 "이미 한국경제는 올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기 시작했고 해외 IB들은 내년 성장률을 2.3~2.4%까지 낮추고 있다"며 "11월 기준금리 인상 직후 국고 3년 금리는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는 인식으로 1.8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도 당분간 1.80~1.95%대의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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