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어쩌다 제나라 화폐 믿지 못하게 됐나”

자체 화폐 불신으로 외화 사용량 증가…언제든 가치 폭락할 수 있다는 의식에 외화 선호

(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이 자체 화폐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접경지역과 도시 주민들 중심으로 여전히 외화가 선호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15일 소개했다.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경제가 개선됐다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내화(북한 돈) 사용을 꺼리고 있다"며 "되레 외화 사용량이 늘고 통용되는 외화 종류가 다양화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소식통은 "평양의 경우 달러 중심으로 유로ㆍ엔ㆍ위안ㆍ루블 등 다양한 외화가 이용되고 지방에서는 달러ㆍ위안이 함께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평안북도와 중국 접경지역인 자강도, 양강도, 함경남도, 함경북도에서 위안 사용이 대세"라며 "평안남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강원도, 개성에서는 주로 달러를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유통되는 현금 대부분이 외화"라며 "내화는 언제든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민들이 외화를 선호한다"고 밝혔다.소식통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가 어쩌다 제 땅에서 제 나라 화폐를 믿지 못하는 형편이 됐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며 "외화와 거리가 먼 서민들은 장마당에서 물건 살 때 내화를 사용하면서 상인들 눈치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북한에서 통용되는 외화 가운데 절대 우위를 차지했던 달러가 점차 위안에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평양의 한 소식통은 북한에서 "장군님ㆍ원수님보다 더 위대하다는 달러가 점차 위안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위안 유통이 느는 것은 달러에 비해 소액권이 많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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