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에서 키우던 식물, 알고보니 마약?

구로구 한 아파트서 양귀비 349주 재배하던 60대 남성, 경찰 조사 중 '꽃이 예뻐 길렀다' 진술

개화철을 맞아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는 관상용 양귀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마약 원료 식물 중 하나인 양귀비 개화 철이 도래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특별단속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심 아파트 화단에서 대량으로 양귀비를 재배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17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관내 아파트 1층 화단에서 마약 원료 식물 양귀비 349주를 재배, 마약류관리에 의한 법률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경찰 조사에서 A씨는 꽃이 예뻐 관상용으로 재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A씨의 화단은 외부에서 양귀비를 볼 수 없게 키가 큰 여러 종류의 식물을 테두리에 높게 심어 가려놓은 것을 인근을 순찰하던 경사가 발견해 적발됐다.

서울시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재배되고 있는 양귀비 349주. 주인 A씨는 "꽃이 예뻐서 재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구로경찰서

더욱이 A씨가 재배한 양귀비의 양은 대검찰청이 형사입건 기준으로 정한 50주의 7배에 달했다. 경찰은 A씨의 모발과 소변 채취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투약 여부 검사를 의뢰함과 동시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앞서 5일 전인 12일에도 구로경찰서 관내 한 빌라 옥상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던 60대 남성 B씨 또한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B씨는 경찰 조사에서 민간요법에 따라 약용, 그리고 술을 담그려 재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농지 중심 지역의 파출소는 양귀비 특별단속 기간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마약용 양귀비를 재배한 혐의로 다수가 붙잡혀오기 때문. 과거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웠던 시절 민간 상비약으로 양귀비를 재배하던 것을 법 규제와 관계없이 관행적으로 하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다수다.검찰이 발표한 최근 마약압수 실적에 따르면 양귀비 압수량이 지난해 1월~3월에 163g에 그쳤던 것이 올해 1월~3월 중에 1,375g으로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경찰은 오는 7월 13일까지 양귀비(罌粟), 대마 밀경작 및 밀매 등 행위에 관한 특별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양귀비 등 마약류 재배 적발 시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선고된다.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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