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종기자
가상화폐/사진=아사이경제DB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전세계적인 가상화폐 열풍이 반도체 산업에 때아닌 특수를 가져 오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를 모으는데 필요한 채굴기(일종의 고성능 컴퓨터)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가상화폐는 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계산을 풀어내면 벌어들일 수 있는데, 이를 광산에서 금을 캐내는 것에 빗대 '채굴'이라 부른다. 전세계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채굴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채굴에 필요한 컴퓨터의 성능도 갈수록 높아져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그동안 가상화폐 채굴에는 보통 엔비디아와 AMD의 GPU가 많이 사용됐다. 주로 게임기에만 사용하던 GPU에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79% 급등했다.최근에는 채굴에 최적화된 형태로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해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팹리스로부터 반도체를 위탁생산(파운드리)하는 대만 TSMC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GPU도 위탁생산 방식이다.블룸버그는 최근 "TSMC에서 가상화폐용 반도체는 새 성장동력으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며 "일부 채굴업체는 이미 전체 매출에서 비중도 높은 주요고객사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강화한 만큼 가상화폐 분야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가상화폐는 최근 D램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시장 딜러들에 따르면 현재 PC향 D램 수요는 매우 약하나 최근 갑자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기향 D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PC향 D램 판매량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송 연구원은 "현물 시장내 가상화폐 채굴기향 D램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은 가상화폐 가격이 최근 급등한 것과 관련이 깊으며 향후 D램 현물 가격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상화폐 가격 동향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