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도 너무 급한 도시재생 시범지역 선정

정책연구용역 결과 내년 상반기 나오는데…국토부 12월 시범지역 70곳 안팎 선정 국비 지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정책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70곳 안팎의 시범 지역을 선정하기로 했다. 도시재생은 정부 핵심 정책과제로 떠올랐지만 타당성 평가와 부작용 해소 등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2018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 검토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부 새해 도시재생 사업 예산은 1조3122억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도시재생 사업관련 추경예산 3033억원보다 1조89억원 증액됐다.  도시재생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주도의 지속가능한 도시경쟁력 회복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3~25일 지방자치단체별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결과 212개 지역에서 계획서가 제출됐다. 국토부는 다음 달 중순께 최종 70곳 안팎의 사업지를 선정해 유형에 따라 50억원에서 250억원의 국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도시재생은 섣부르게 추진할 경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전임 정부와 차별화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올해 추경예산을 통해 도시재생 정책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현재 '국가 도시재생 기본방침 개정' '도시재생사업 타당성 평가 및 성과 관리' '금융지원' '도시재생특별법개정' '소상공인 상생발전' '소규모 정비 활성화를 위한 사업 모델 및 제도개선' 등 6개 도시재생 관련 정책연구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국토부는 모두 8억50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책정해 연구 과제를 발주했다. 하지만 '계약준비'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는 돼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도시재생 사업 지역을 선정하는 셈이다. 김승기 국회 국토교통위 수석전문위원은 "가시적인 목표달성을 중시하기보다 지자체의 도시재생 수요, 시급성, 재정여건, 추진주체 역량,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사업 규모 및 시기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도시재생 사업 시행을 둘러싼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국회 관계자를 만나 시범사업 시행에 대해 설명하며 도시재생 사업 예산에 대한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홍보 기간이 짧았지만 지역의 수요는 아주 많아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시범사업 성과를 보면서 개선할 부분은 개선하고 사업 규모를 얼마나 더 늘릴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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