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계열사들이 이익률 더 낮다…'다른 계열사 지원 부담'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재벌 계열사들이 같은 산업 내 일반 기업에 비해 이익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내 계열사 간 지원 부담이 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금 비중은 낮고 부채 비율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정한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상장기업 재무현황’ 보고서를 보면, 상위 4개(삼성, 현대차, SK, LG)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각 산업 평균보다 순이익률이 3.86%포인트 낮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해 17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으며 이 중 상위 4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49개사다. 순이익률은 매출액 중 주주를 위해 최소한 어느 정도 금액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표로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으로 산출한다. 상위 4개 외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산업 평균보다 1.71%포인트 순이익률이 낮았다. 반면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이 아니면서 국내 계열사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1.40%포인트 높았다.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은 중견 그룹 계열사들이 더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계열사 없는 단독 기업들의 경우 산업 평균보다 5.11%포인트 낮아서 열악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을 놓고 보면 상위 4개 그룹 소속 기업들이 산업 평균보다 1.33%포인트 높고, 기타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2.21%포인트, 일반 계열사 보유 기업은 1.67%포인트 상회했다. 하지만 단독 기업은 8.40%포인트나 낮았다. 상대적으로 그룹 계열사들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률이 훨씬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상위 4개 그룹 계열사들의 순이익률이 현저히 낮은 것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 부담이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 연구원은 “상위 4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영업활동 외에 계열사 지분 매입이나 연대 보증 등 여러 가지 투자 활동으로 인해 비용을 많이 쓰다보니 영업이익에 비해 순이익이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분류하지 않고 따져보면 상위 4개 그룹 소속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93.83%였다. 기타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 156.08%보다 낮았지만, 대규모 기업집단 외 계열사 보유 기업 87.35%에 비해서는 높았다. 특히 현금 비율(현금 및 현금성자산/유동부채)은 상위 4개 그룹 계열사들이 35.14%에 그쳤다. 대규모 기업집단 외 계열사 보유 기업은 101.36%, 단독 기업은 106.09%여서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재벌 계열사들이 부채에 의존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 연구원은 "상위 4개 그룹 계열사들은 그룹 내 핵심 기업들이 연대보증 등 방법으로 신용등급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외부 자금 조달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은 상위 4개 재벌 계열사들이 5.82%였으며 일반 계열사 보유 기업 2.51%보다 높았다. 단독 기업은 -15.27%로 역시 열악했다. 배당 성향(현금배당금/당기순이익)은 상위 4개 그룹 계열사들이 29.83%로 가장 높았다. 기타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28.09%, 일반 계열사 보유 기업은 22.83%, 단독 기업은 19.20%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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