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가 남긴 기록들]해외여행·D턴족 잡은 백화점만 '풍성한 한가위'

선물세트 판매·집객 호조에 매출 ↑ 여전히 사드 여파에 시달리는 면세점, 우울한 성적표

올해 추석 연휴 중 이마트 매장 모습.(사진=이마트 제공)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10일 간의 추석 황금 연휴로 올해 마지막 분기 장사를 시작한 유통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연휴 기간 적극 프로모션을 펼쳤던 백화점, 대형마트는 고객몰이에 성공하며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면세점 매출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를 이기지 못하며 부진했다.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 때와 비교해 각각 25.4%, 7.9% 늘었다.우선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고 고향에서 집으로 돌아와 남은 휴일을 즐기는 'D턴족'도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됐다. 특히 급증한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와 본 판매 매출이 백화점 추석 대목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추석 선물세트를 지난해 추석 때보다 3.7% 많이 팔았다.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지난해보다 12.6% 증가했다. 백화점에서는 100만원 넘는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후 인기인 된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골고루 팔렸다.반면 중저가가 대부분인 대형마트 선물세트 매출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3.2% 줄었다. 선물세트 사전 예약은 많았는데 연휴가 시작되면서 점포 판매 실적이 생각보다 부진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2.5%, 롯데마트는 2.2% 매출이 올라 그나마 나았다.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많은 인파가 해외 여행길에 나선 가운데 고향을 못 찾는 대신 선물로 인사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택배 등으로 선물세트를 보내는 데 있어 아무래도 대형마트보다 백화점 상품이 더 인기를 끌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대형마트들은 연휴 기간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며 선물세트 판매 부진을 만회했다. 이마트의 9월30일~10월8일 매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에 비해 8.2% 증가했다. 가전제품(28.1%), 완구(23.2%), 캠핌용품(15.1%) 가정간편식(10.7%), 신선식품(8.7%) 등의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도 신선식품, 가공일상용품 등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7.2% 신장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3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후' '설화수' 매장 부근. 과거 다른 쇼핑객들 통행을 방해할 정도로 북적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사진=오종탁 기자)

추석 전후 내국인 대상 마케팅에 총력을 다했던 면세점들-관련 기사 -은 별다른 성과 없이 중국인의 큰 빈자리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1∼9일 롯데면세점(전 매장)과 신라면세점(서울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15%, 10%가량 적었다. 신세계면세점(전 매장)의 지난달 30일~이달 9일 매출은 전주 대비 20% 줄었다. 중국은 올해 국경절과 중추절(추석)이 겹치면서 이달 1∼8일이 연휴였다. 면세점업계는 이 연중 최대 대목을 사드 여파로 허망하게 날려보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287만35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 급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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