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의 경제학]②오렌지 주스값부터 LPG까지…허리케인이 끌어올리는 생활고

(사진=위키피디아)

허리케인 '어마(Irma)'의 여파로 전 세계 가정이 일단 맞아야하는 경제적 타격은 오렌지 주스 가격 상승이다. 어마가 상륙한 플로리다는 미국 총 오렌지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곳이자 전 세계 오렌지주스의 16%를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마의 여파로 플로리다 주에서 약 25%의 오렌지 생산감소가 예상되면서 이미 오렌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미 뉴욕 ICE 선물 시장은 어마가 상륙하기 전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냉동 농축 오렌지주스(FCOJ) 가격은 배럴당 136.60달러에서 146.60달러로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8% 가량 상승했다. 앞으로 피해 상황이 발표되면 가격은 훨씬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다 주 전체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경우, 연간 12억달러 규모의 농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허리케인 어마의 여파로 쓰러진 트럭 모습(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초토화 된 도시 모습(사진= AP연합뉴스)

이것이 직접적인 피해라면 간접적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 농작물을 비롯해 각 연안지대에 위치한 주택, 차량 등에 대한 보험손실액을 포함하면 약 650억달러의 보험손실액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플로리다 주에서 농산업에 종사하는 4만5000여명의 직원들도 일시적으로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6만2000건이 급증한 29만8000건에 달했다. 불과 2주 전에 텍사스를 할퀴고 지난간 '하비(Harvey)' 여파까지 고려하면 미국 경제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하비의 예상 피해금액은 이미 1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어마는 2000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전망에 따르면, 하비가 남긴 피해 만으로도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LPG 수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하비의 후폭풍에 따른 동아시아 지역 내 가스 수급도 비상이다. 미국의 주요 정유시설들이 밀집한 텍사스는 하비로 인해 정유설비의 16% 이상이 피해를 본 상황이며 항만시설 파괴로 동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해야하는 액화천연가스(LPG) 등 자원수출이 요원한 상태다. 현재 한·중·일 삼국의 가스 수급은 90% 이상이 텍사스 만에서 수입된 미국산 LPG에 의존한다. 이에따라 국내 LPG 업계는 9월 공급가격 인상을 지난 1일 결정했다. SK가스는 국내 프로판과 부탄 공급가격을 각각 1kg당 48원 인상하기로 결정했으며 E1도 이달 같은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진 상황이다. 텍사스 일대의 정유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미국 내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세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미국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갤런당 2.67달러로 한 달 전의 2.35달러에서 17% 올랐다. 휘발유값 상승은 미국의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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