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의원 '식약처장, 사투리부터 고쳐라'...'지방 비하' 발언으로 논란

권성동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사진=연합뉴스<br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에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사투리 말투를 지적한 일로 '지방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 의원은 지난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 처장의 경상도 사투리를 지적했다. 류 처장이 질의응답 도중 “잠깐만예”, “그거 말이지예” 등의 사투리를 사용하자 이를 제재한 것이다. 권 위원장은 "류 처장이 불신의 대명사처럼 무능의 대명사처럼 이렇게 국민에게 비치고 있다. 그만큼 수장의 이미지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며 "국회에 나와서 답변할 때 사투리부터 고쳐라. ‘잠깐만예’를 ‘잠깐만요’라고 하든가 ‘잠깐만 기다리십시오’라고 해야지 사투리를 쓰니까 더 이상하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류 처장은 앞서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업무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고 질타 받았고 이어 생리대 유해성 논란과 E형 간염 소시지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처능력이 없다고 비판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권 위원장의 사투리 지적을 두고 일각에선 지방 비하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순히 류 처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특정지역 전체를 비하한 발언이라는 것. 사실 정치인의 지방 비하 및 지역 차별 발언은 과거에도 많이 있어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전라도 처녀’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5월 경북 안동 유세에서 홍 대표는 “‘내 아들을 굶으면서 빚을 내서 공부 시켰는데 전라도 처녀를 데리고 오면서, 네가 데리고 올 때 보니 마음에 안 들었다’고 저희 어머니께서 그러셨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 발언을 소개하며 지역감정을 부추겼다는 논란을 낳았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2015년 11월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특강을 하던 중 “강남이 수준이 높다. 전국이 강남만큼 수준이 높으면 선거가 필요도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의 ‘강남 예찬’은 지방 비하와 마찬가지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2012년 11월에는 김태호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공동의장의 ‘홍어X’ 발언이 뭇매를 맞았다. 18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론이 제기되자 “이렇게 해도 국민이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국민을 ‘홍어X’ 정도로 생각하는 사기극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홍어’는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등에서 전라도 지역을 폄하할 때 쓰는 단어다. 이런 사례들이 많다보니 권 위원장의 사투리 지적 역시 지방 비하 발언의 하나로 비난받게 된 셈이다. 이러한 지역 비하 발언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역감정 조장 발언 처벌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선거운동기간 중 특정지역이나 지역인을 비하·모욕하는 말을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그러나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도중에 일어난 지방비하 발언은 처벌할 법적 근거가 전무한 상태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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