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25일 서울시내 백화점에서 관계자들이 소시지 등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에 따른 먹거리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이번에는 간염을 유발할 수 있는 '간염 소시지'가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간염 소시지' 파동이 국내로 확산되자 보건당국은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고 유통업체들이 판매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식품업체들 역시 제품 생산 중단으로 먹거리 포비아(공포증)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E형 간염 유발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 원료로 만든 가공육 제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부각되면서 대상 청정원이 유럽산 돼지고기 사용 베이컨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CJ제일제당도 독일산 돼지고기 사용을 중단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럽산 비가열 햄·소시지 제품을 수거·검사하고, 수거된 제품에 대해서는 잠정 유통·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데 따른 후속 조치다. 대상 관계자는 "제품에는 이상이 없지만, 소비자 우려가 있는 만큼 독일이나 네덜란드산 원료를 사용한 베이컨과 슬라이스햄 등의 생산을 중단했다"며 "원료 수급처를 바꿔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품에는 이상이 없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해서 안전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돼지고기 원료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단 유럽산 돼지고기 사용을 중단하고 정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릴 방침"이라고 말했다.이날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 원료로 만든 가공육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식품매장에서 고급 가공육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도 유럽에서 문제가 된 독일이나 네덜란드산 제품은 아니지만 소비자 불안 심리를 고려해 스페인산 하몽과 살라미 등 유럽산 가공육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영국보건국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했으며, 이는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E형 간염은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E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임산부가 감염될 시 유산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식약처에 따르면 E형 간염을 유발할 수 있는 유럽산 햄과 소시지는 올 들어 국내에 12t가량 수입됐다. 이는 전체 유럽산 소시지 수입량의 3% 수준이다. 당국은 이 물량이 레스토랑 등에서 조리 과정에 쓰였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조사 중에 있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