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나비효과①]유통가 '불똥'…산자부 '복합몰 월2회 의무휴업'

도시계획단계부터 상업보호구역 지정해 쇼핑몰 입점 제한 최저임금 대책이 쇼핑몰 의무휴업?2월까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반대…6개월만에 확바뀐 정부

의무휴업을 알리는 한 대형마트.[자료사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저임금 인상의 유탄이 엉뚱하게 대형 쇼핑몰로 튀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만 적용되던 월2회 의무휴업이 복합쇼핑몰로 확대되고, 상업보호구역이 새로 도입돼 대규모점포의 출점도 제한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에는 현행 전통상업보존구역과 일반구역으로 구분되는 체제를, 상업보호구역·상업진흥구역·일반구역 등으로 세분화해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입지제한이 가능하도록 했다. 상업보호구역은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반경 1km 이내에 대규모 점포 등록을 제한한 기존 전통상업보존구역과 달리, 보호 대상지역과 거리제한이 폐지된다. 전통시장뿐 아니라 거리상권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또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월2회 의무휴업 등 영업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하되, 규제 여부와 대상은 지자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한 트레이더스의 경우 대형마트로 분류돼 월2회 휴업하지만 일각에선 복합쇼핑몰 전체가 휴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이 원하면 지자체에서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을 지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와 복합몰 등 대규모점포가 출점할 때 필요한 상권영향평가는 현재 해당 유통기업에서 직접 맡았지만, 앞으로는 전문기관에서 평가하도록 했다. 상권영향평가 대상도 대규모점포에 입점하는 미용실이나 애견숍 등 서비즈 업종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백화점 등 대규모점포가 등록된 소재지 이외의 장소에서 할인판매행사(출장세일)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등록과정에서 지역상인들에게 부정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하기로 했다. 산자부는 “이번 대책은 유통산업발전법 등 관련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입법기관인 국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입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대책은 관련 법안이 이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산자부는 지난 2월 임시국회까지 대규모점포 출점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했다. 당시 정만기 전 산자부 1차관은 산자위 법안소위에서 “대형몰이나 쇼핑몰, 온라인 이런 것이 자연적으로 시장에서 흘러가는 것을 규제하면 전체적으로 도태되기 때문에 그런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 보호에도 신경을 써야하지만 산업이 발전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이 맞는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산자부는 유통산업이 현대화하고 발전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도 했었다. 산자부의 입장이 6개월만에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업계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대책에 복합쇼핑몰 규제가 포함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몰리기보다는 쇼핑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쇼핑몰 출점 규제나 의무휴업 등으로 오히려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유통산업을 포기하는 논리"라며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대기업이 부담하라고 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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