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라건대,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을 통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기념식에서의 남북대화 제의에 이어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두 번째 대북 메시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런 대북 메시지는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장웅 북한 IOC 위원이 24일 오후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장웅 IOC위원은 2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무적으로 정치에 올림픽을 도용하면 안 된다"며 "정치적 환경과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실무적 난관이 있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마식령 스키장을 쓰겠다는 건데 올림픽 전문가로서 이미 좀 늦었다"며 "지바 탁구선수권대회 때 회담만 22번으로 5, 6개월이 걸렸다"며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공동 주최가 말이 쉽지 실무적 문제가 간단치 않다"며 "세계는 탁구가 중미 관계를 개선했다며 '핑퐁 외교'라 부르지만, 사실은 정치적 지반이 다져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또 "한국은 같은 산천에 같은 물줄기로 돼 있으니 사실 제일 특별하지 않은 나라다"라며 "나는 이미 태권도에서도 손 뗐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은 만찬장을 떠나면서도 "스포츠와 정치는 갈라져 있다. 그런데 왜 자꾸…"라는 떨떠름한 반응으로 일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하지만 장 위원의 이런 정치적 메시지를 떠나 현실적으로도 남북 단일팀 구성은 어렵다는 것이 체육계 일반적인 견해다.
ITF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24일 오후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하공연에서 호신술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장 시급한 것은 우선 단일종목에서 출전 쿼터를 획득해야 하는데 북한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종목에서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또 북한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쿼터는 물론 와일드카드도 받지 못해 출전하지 못했다. 한편 북한은 25일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를 바란다면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걸고들 것이 아니라 미국의 북침 핵 선제공격 음모에 반기를 들고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날(24일)엔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의 공개질문장을 통해 ▲외세공조 배격 및 자주적 남북관계 개선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지 ▲삐라 살포 중지 등 비방ㆍ중상 중단 ▲남북 군사적 충돌 위험 해소 위한 실천 조치 ▲남북대화에서 북핵 문제 배제 ▲제재-대화 병행론 철회 ▲보수정권의 대북정책 청산 조치 실행 ▲중국식당 집단탈출 여종업원 송환 ▲민족대회합 개최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9개 항의 선행조건을 내걸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7051018363719182A">
</center>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