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불사 이통사, 공평무사 미래부, 당연지사 알뜰폰

이통사, 통신비 인하안에 '패닉' 소송불사미래부, 국민요구-시장논리 사이서 조율알뜰폰 "알뜰폰 대책 포함 바람직" 환영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통신비 절감대책을 놓고 통신시장 이해관계자들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당장에 수조원대의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이통사는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파사용료 감면연장, 망 도매대가 인하의 물꼬를 튼 알뜰폰은 환영의 입장이다. 국정위와 이통사 사이에서 끼인 미래부는 양쪽 모두와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약정할인율 향상으로 연매출 5000억원 직격탄…이통사 "소송불사"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는 현재 국정위가 발표한 대책의 모든 사항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선택약정할인율 5%P 인상에 대해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통사들은 약정할인율이 25%가 되면, 연간 매출이 5000억원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형 로펌에 법률을 구하고,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논의중이다. 선택약정할인의 시행에는 적어도 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이 추진되기 전까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이 유력하다.통신업계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의 재원은 순전히 이통사의 몫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비 인하의 재원을 오로지 이통사 수익에서 빼내가는 셈이 아니냐"고 말했다. 단말기 제조업체와 분담하는 지원금과 달리, 선택약정할인은 이통사가 전액을 부담한다.◆미래부 "법률 검토 이미 끝냈다"…국정위-이통사 극한대치 조정이통사의 강경대응에 주무부처인 미래부는 담담한 모습이다. 소송에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환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을 비롯해 이번에 포함된 조치들에 대한 법률적 검토는 마쳤다"고 말했다. 또 "행정지도로 기본료를 강제료 폐지하는 것은 ISD 제소 가능성이 무척 높다. 이 경우 정부가 패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입법조치를 통하면 달라질 수 있다. 제소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만약 제소가 되더라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내부적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또 선택약정할인 시행에 대한 철저한 감독도 예고했다. 그는 "선택약정할인으로 인해 매출타격이 불가피한 이통사가 창구에서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를 받지 않는다거나 하는 상황이 실제 이러날 수도 있다고 본다. 방통위와 함께 모니터링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그동안 미래부는 국정위를 비롯 국민여론의 강력한 질타를 받아왔다. 이통사의 입장, 산업계의 논리만을 대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최민희 국정위 경제2분과 위원은 미래부가 통신비 인하 대책 마련에 성의가 없다며 보고를 보이콧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패가 공개된 이후에는 이통사와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가 됐다.미래부는 그런 고충에 대해 털어놨다. 양 국장은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가중되는 것, 특히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통신비 인하라는 국민적 요구도 만족시켜드리고 싶었고, ICT담당부처로서 5G시대도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후 통신비 인하 중장기 대책 마련을 위해 설립될 '사회적논의기구'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예고했다. 양 국장은 "시민단체도 통신사업자도 참여하게 되고 아주 극단적인 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가 갖고 있는 통계 데이터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그곳에서 논의가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안전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알뜰폰협회 "통신비 절감을 위한 최선은 방안은 알뜰폰활성화" 화색알뜰폰은 이번 대책에 대해 환영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의 통신비 절감대책에 알뜰폰 활성화 지원대책이 포함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이번 통신비 중장기 대책에는 전파사용료 감면제도 연장과 망 도매대가 인하 추진이 담겼다. 이는 그동안 알뜰폰의 숙원과도 같은 요구였다. 황성욱 알뜰폰협회부회장은 "통신비 인하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은 알뜰폰 활성화"라면서 "이번에 발표된 사항을 정부가 조속히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알뜰폰협회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앞으로 자율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위한 차별적인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준비하는 등 이동통신 경쟁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겠다. 이를 통해 알뜰폰 서비스를 활성화시켜 통신비를 절감에 기여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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