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인 부동산전자계약시스템…시장 외면에 이용률 고작 '1%'

수수료 면제 등 장점에도공인중개사 참여 저조활성화 방안 찾기 골몰[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1%'. 올해 들어 전체 부동산 거래 중 전자계약시스템을 통해 체결된 거래 비중이다. 수십억 원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 서울 서초구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과 6개 광역시, 경기도, 세종시로 확대 적용하고 있지만 외면은 여전하다.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17일까지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을 통해 체결된 부동산 거래는 총 2050건이다. 지난달 24일까지 서울 아파트와 단독ㆍ다가구, 다세대ㆍ연립 등 전 주택형의 모든 거래(매매ㆍ전월세) 건수가 19만8429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거래 중 1.03%만 전자계약서를 쓴 셈이다. 부동산전자계약은 모든 부동산 거래를 기존 종이 계약서 대신 컴퓨터와 태블릿 PC, 스마트폰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시스템이다. 계약서가 전자문서로 보관되므로 종이계약서를 별도로 보관하지 않아도 되고 주택 임대차계약 체결 시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돼 임차인이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무엇보다 수수료가 면제된다. 여기에 매매 거래의 경우 자동으로 실거래신고가 되기 때문이 신고 지연에 따른 과태료 처분을 원천적으로 피할 수 있는 장점까지 있다.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해 협약을 맺은 법무사를 통해서 전자등기를 신청하면 비용을 30%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계약서를 쓰는 공인중개사들의 참여도가 저조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실제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공인중개사가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에 가입해야 하는데 지난달 17일까지 3660명만 가입했다. 공인중개사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국토부에서 전자계약시스템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감정원도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감정원은 '부동산 전자계약 활성화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 임대관리업체에 임대 시스템을 제공해 전자계약을 유도하거나,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 시부터 전자계약을 홍보하는 방안을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실거래가 신고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액만 75억원인데 전자계약을 체결하면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어 공인중개사도 결과적으론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또 유자격자만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인중개사의 업권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